[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키는 이적료, 그리고 엘링 홀란드가 쥐고 있다.
'황소' 황희찬(23·잘츠부르크)의 이적설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지역지인 함부르거 모르겐포스트는 28일(이하 한국시각)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로 옮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 행선지는 울버햄턴이다. 울버햄턴은 황희찬을 관찰하기 위해 여러차례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영방송 BBC는 이적 가십란을 통해 '울버햄턴이 황희찬 영입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유럽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2 함부르크로 임대됐다 올 시즌 잘츠부르크로 돌아온 황희찬은 22경기에 출전해 9골-1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 등을 상대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0월 판 다이크를 농락하며 기록한 골은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당연히 매서운 발끝을 보이고 있는 황희찬을 향해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사디오 마네, 나비 케이타(이상 리버풀) 등 잘츠부르크 출신 공격수는 빅리그에서 통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며 황희찬의 주가는 더욱 올라갔다. 실제 취재결과, 황희찬을 향해 여러 제안이 오가고 있는 것은 맞다. 울버햄턴 뿐만 아니라 여러 클럽이 이적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황희찬은 EPL 진출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제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두가지다. 먼저 이적료다. 잘츠부르크는 3000만유로(약 388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보도를 통해 종합해보면 울버햄턴은 최대 2300만파운드(약 329억원)까지 제시할 의향이 있다. 금액차가 그리 크지 않은만큼 협상 여하에 따라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울버햄턴은 재정적으로 탄탄한 구단이다. 여기에 울버햄턴 외에 이미 잘츠부르크가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맞춰주겠다고 제안한 클럽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적료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짜 핵심은 홀란드의 거취다. 황희찬의 투톱 파트너 홀란드는 유럽 최고의 유망주다. 노르웨이 출신 19세 공격수 홀란드는 22경기에서 무려 28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UCL에서 8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빅클럽의 구애가 쏟아지고 있다. 맨유가 가장 적극적이고, 유벤투스, 첼시, 바이에른 뮌헨 등도 그를 지켜보고 있다. 홀란드는 1월이적시장에서 이적을 추진 중인데, 현재로서는 잘츠부르크가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홀란드의 바이아웃 금액은 2000만유로(약 257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홀란드가 이적할 경우, 잘츠부르크의 공격진은 붕괴된다. 이미 공격진의 또 다른 축 미나미노 타쿠미는 리버풀로 둥지를 옮겼다. 리그에서 LASK린츠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잘츠부르크 입장에서 미나미노, 홀란드에 이어 황희찬까지 팀을 떠날 경우, 리그 우승 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홀란드가 이번 겨울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황희찬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황희찬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준만큼, 1월이적시장이 아닌 내년 여름이적시장에서 더 많은 패를 쥐고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