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듀! 올림픽.'
한국 배드민턴은 올해 초만 해도 특이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대표팀 은퇴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출전 문제에 대한 고민이었다. 해당 은퇴선수는 남자복식의 이용대(31·요넥스)-김기정(29·삼성전기), 고성현(32)-신백철(30·이상 김천시청)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들은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세계랭킹을 유지해왔다. 올해 초만 해도 이들의 세계랭킹이 현 국가대표 후배들보다 상당히 높았다. 이용대-김기정, 고성현-신백철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올림픽 배드민턴의 출전권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4월말까지 국제대회 성적에 따른 누적 포인트로 랭킹을 매긴 뒤 출전권을 주는 시스템이다. 복식의 경우 1∼8위 안에 들면 2개 조를, 그렇지 못하면 상위랭커 1개조를 출전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협회는 올림픽 랭킹 최종 산정에서 은퇴선수가 현역 국가대표보다 앞설 경우 특별 국가대표 자격을 줄 것이냐 고민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자연 소멸됐다. 협회는 최근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고 새 국가대표단을 구성했다. 당초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 추천으로 이용대-김기정, 고성현-신백철에게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자격을 줄 것인가 검토할 예정이었지만 검토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2개조의 현재 세계랭킹이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지난 8개월 동안 쌓아온 국제대회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해서다. 현재 세계랭킹을 보면 고성현-신백철은 22위, 이용대-김기정은 36위다. 현 국가대표 1인자인 서승재(원광대)-최솔규(요넥스)가 9위다.
올해 초 고성현-신백철, 이용대-김기정이 각각 도쿄올림픽 도전 의사를 밝힐 때만 해도 후배 국가대표보다 랭킹이 높았지만 지난 8개월간 올림픽 랭킹 레이스를 펼치면서 역전된 것이다. 장기간 부상의 덫에 걸렸던 데다 세월의 무게에 따른 기량 저하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10여개의 국제대회가 있지만 서승재-최솔규를 다시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산술적인 가능성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고 한다.
고성현-신백철과 서승재-최솔규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1만5000점 정도다. 은퇴선수들이 남은 국제대회에서 계속 우승 또는 준우승한다는 전제 아래 서승재-최솔규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추월 가능한 점수 차이다.
결국 남자복식 간판 스타들의 마지막 올림픽 출전 꿈은 '아름다운 도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고셩현은 계속 부상을 안고 있는 등 은퇴선수들이 지난 국제대회에서 보여 준 기량을 보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도 은퇴선수들의 도전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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