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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참담한 지상파3社 연말 가요축제…애물단지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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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지상파 3사의 연말 가요무대가 애물단지가 돼 가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할 무대에서 사고를 당하고, 준비해온 무대를 마무리하지도 못하는 등 3사 모두 각종 사고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는 상황이다.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에이핑크의 무대가 문제였다. 공연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화면이 전환되면서 무대를 내려와야 했던 것. 이에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은 28일 자신의 SNS에 "열심히 준비한 무대 끝까지 다 못보여드려서 속상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중략)모든 가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무대, 앞으로는 안전하게, 공평하게, 만족스럽게 할수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초롱 은지 하영 등 멤버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KBS '가요대축제' 측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이핑크 공연이 예정과 달리 끝을 맺지 못한 것에 대해 에이핑크와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사과했다.

이들은 "연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팬들을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빛이 바래진 데 대해 멤버들과 팬들의 다친 마음을 어떻게 위로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멋진 무대를 위해 애쓴 에이핑크의 스태프들에게도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BS 가요대전'에서는 멤버가 다치는, 더 큰 사고가 났다. 레드벨벳의 리허설 도중 멤버 웬디가 무대 아래로 떨어져 부상을 당한 것. 웬디는 얼굴 부위 부상 과 오른쪽 골반 및 손목 골절을 당했다. 2층 무대에서 오마이걸 승희, 여자친구 은하, 마마무 솔라와 애니메이션 OST를 부를 예정이었던 웬디는 주위가 터널 형태의 2층 통로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오다 낙상했다.

팬들은 분노했고 SBS 측은 즉시 "레드벨벳이 가요대전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팬 여러분 및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레드벨벳 웬디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향후 출연진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레드벨벳은 23일 신곡 '싸이코'로 컴백한지 3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웬디는 신곡 활동을 당분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팬들은 "정확한 상황이 서술되지 않았고 웬디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는 점을 들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사과 후에도 후폭풍이 잦아들 조짐이 보이지 않자 SBS는 다시 한번 "부상을 당한 레드벨벳 웬디 씨는 물론 가족과 레드벨벳 멤버, 팬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웬디 씨의 회복이 우선인 만큼 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SBS 예능본부장 및 제작진이 소속사인 SM측과 긴밀한 협의하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25일 사고 발생 직후, 제작진은 현장을 통제하고 119 신고를 통해 웬디 씨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정밀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사고와 관련,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SBS는 내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향후에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런가 하면 아직 전파를 타지도 않은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31일 방송 예정인 이 행사의 라인업에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빠진 것. 다른 두 공연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것을 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같은 소속사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여자친구도 라인업에 들지 못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TXT는 MBC 명절 예능의 대명사 '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MBC의 불화설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섭외는 PD의 재량이지만 이들의 라인업 제외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연말 가요축제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K-POP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 아티스트들은 방송사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선을 넘었다. 제대로된 대우를 받으며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이들이 굳이 고퀄리티의 공연을 방송사에 '기부'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연말 가요축제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시청률을 확보하고 해외 판권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방송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제대로된 투자를 통해 정상적인 아웃풋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