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내로라 하는 거포들의 자존심이 구겨진 1년이었다.
30홈런을 넘긴 것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병호(키움 히어로즈·33홈런) 단 한 명 뿐이었다. 20홈런 이상 타자도 11명에 불과했다. 40홈런 타자가 5명이나 배출됐던 2018시즌과 확연히 다른 흐름이었다.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가 만들어낸 투고타저 시즌의 풍경이었다. KBO리그 최다 홈런 숫자가 40홈런 미만이었던 것은 지난 2013년(박병호·37홈런)이 마지막이었다. 6년 만에 다시 '-40홈런 시대'로 회귀한 것이다.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공인구 반발력을 조정한 뒤 여론은 엇갈렸지만,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좀 더 높았다. 타구 방향이 바뀌면서 투-타에 집중됐던 승부가 수비라는 새로운 변수를 만난 부분도 의미를 둘 만했다. 반발력이 조정된 공인구는 올 시즌에도 그대로 KBO리그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타고투저 흐름은 올 시즌도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올 시즌에도 KBO리그는 '홈런 디플레이션'을 겪게 될까. 반발력이 크게 줄어든 공과 한 시즌 동안 싸웠던 타자들 대부분이 새 시즌을 앞두고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불렸던 선수 대부분이 마무리훈련 시기부터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파워를 기르는 모습이었다. 2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펼치는 개인 훈련에서도 스윙폼, 컨텍포인트 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대비가 새 시즌 홈런레이스 흐름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토종-외인 거포 간의 대결도 한층 불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디펜딩챔피언' 박병호의 뒤를 이었던 최 정, 제이미 로맥(이상 SK 와이번스),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행을 바라보는 김재환(두산 베어스), 나성범(NC 다이노스)이 도전자로 가세한다. 지난 시즌 공인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재환은 새 시즌 재도전을 위해 지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다시 타석에 서는 나성범 역시 홈런 생산이 가치 척도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쉬이 넘길 수 없는 시즌이다.
그라운드를 들썩이게 하는 '한방'은 모든 타자들이 열망하는 그림이다. 혹독한 1년을 보냈던 거포들의 갈증과 반전을 향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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