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자고나면 바뀐다.
세인트루이스의 5선발 2파전, 김광현 vs 마르티네스를 두고 현지 언론의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마르티네스의 우위를 점친다. 그는 빅리그에서 58승을 올린 검증된 선발요원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단연 신예 김광현을 앞지른다. 연봉도 무려 1170만 달러로 김광현의 세배에 달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부상과 팀 사정 상 불펜으로 돌았던 본인도 이제는 선발 복귀를 원하고 있다. 실제 스태미너를 강화하며 선발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김광현 보다 팀 내 입지가 탄탄한 마르티네스 의중을 중시하는 매체들은 마르티네스의 5선발을 예상한다.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김광현의 5선발 진입을 예상한다. 팀 내 상황을 두루 감안한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마무리가 없다. 메이저리그 최고 강속구를 자랑하는 젊은 마무리 조던 힉스(24)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이탈해 있다. 힉스는 지난 6월27일 토미존 서저리로 시즌 아웃됐다. 갑작스러운 마무리 이탈을 대체한 선수가 바로 마르티네스다. 시즌 중 긴급 투입 돼 24세이브를 거뒀다.
힉스는 2020년 전반기 복귀가 힘들다. 통상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최소 1년, 평균 1년 반 후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6월 이전까지는 돌아올 수 없다. 그동안 좋든 싫든 마르티네스가 뒷문을 지켜야 한다. 세인트루이스에는 수준급 불펜 투수들이 있지만 전문 마무리 경험이 있는 투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즌 초, 마무리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모험을 걸 만큼 팀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는 좌완이 없다. 잭 플라허티,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애덤 웨인라이트 등이 모두 우완이다. 밸런스 상 우완 마르티네스보다 김광현이 5선발을 맡는 그림이 이상적이다.
중요한 것은 현 시점에서의 예상이 아니다. 풀 시즌 동안 마운드 운용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부상 부진 등 예측 불가의 변수들로 인해 수시로 변한다. 지금은 김광현이 마르티네스와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면 1~4선발도 어떤 변수로 어떻게 달라질 지 아무도 모른다. 김광현이 5선발이 아닌 3,4선발로 올라설 수도 있고, 반대로 마르티네스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5선발을 빼앗길 수도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김광현 자신이다.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 긴 시즌과 긴 이동거리로 인한 체력 소모 등 빅리그 도전 과제들에 대한 적응이 관건이다. 뉴 커머 김광현을 보는 팀 내 시선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바꾸는 것은 김광현의 몫이다. 마르티네스와 실력 비교는 의미가 없다. 스스로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즌 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유일한 관건이다. 일단 빅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발 투수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시간은 김광현 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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