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이제 내가 도움을 줘야한다."
한 시즌만에 NC 다이노스의 핵심이 된 포수 양의지가 이번에는 주장으로 팔을 걷어붙인다.
2018년 12월 FA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지만,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는 달랐다. NC가 4년 125억원이라는 통 큰 투자를 했고, 양의지는 정 들었던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에 안착했다. 첫해 양의지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이 있었지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4리, 20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 포수 타격왕에 오른 데 이어, 골든글러브도 거머쥐었다. 역대 5번째이자, 2년 연속 포수 골든글러브. NC는 2018시즌 최하위에서 지난해 5위로 올라섰다.
팀 성적을 끌어 올린 양의지는 두 번째 시즌,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공식 투표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지난핸 회식 자리에서 '양의지가 주장을 하면 어떻겠냐'이 나왔고, 선수단과 코치진이 모두 동의했다. 양의지도 흔쾌히 수락했다. 김종문 NC 단장은 "양의지가 두산에서 본 문화가 있고, 여기 와서 느낀 점이 있었던 것 같더라. 필요할 때는 잔소리도 하는 선수다. 전 주장이었던 나성범이 마음을 다칠까봐 이동욱 감독님이 미국에 갔을 때 직접 얘기도 나눴다"고 했다.
두산에서도 맡아본 적 없는 주장이다. 그러나 양의지는 "자발적으로 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주장을 해보고 싶기는 했다. 2년 만에 맡게 해준 구단과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책임감을 짊어지고 잘 이끌려고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다. 주장을 한다고 큰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다. 경기에서 팀을 이끄는 것처럼 똑같이 하면 될 것이라 본다"면서 "부담은 없다. 팀이 하나가 되기 위해 주장을 하는 것이다. 경기에서 하는 건 똑같다. 돈을 많이 받고 온 것보다는 덜 부담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어떤 스타일의 주장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작년에 야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을 얘기해주고 싶다. 선후배 사이보다는 팀 동료로 대화도 많이 하고 싶다. 그러면서 경쟁도 해나가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또 한 경기, 한 경기를 쉽게 하는 것 보다는 끝까지 야구장에 남아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열심히 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두 번째 시즌만의 주장은 양의지의 적응력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는 "작년에 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모두 친해졌고, 분위기가 좋다. 어린 친구들과 형들에게 내가 도움을 줘야 하는 입장이다. 구단에서 원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면서 "올해도 (박)민우가 중간에서 내가 못 보는 부분을 신경 써줄 것이라 본다. 나머지는 형들이나 민우 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가 얘기할 수 있다.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창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