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을 마치고 최대 9명의 선수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파악하고 있는 2020시즌 종료 후 예비 FA 명단에서 두산은 10개 구단 중 단연 최다인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졸 선수인 유희관을 비롯해 오재일 이용찬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이 생애 첫 FA를 눈 앞에 두고 있고, 김재호와 권 혁은 FA 재자격 대상 선수다. 또 첫번째 FA 기간을 모두 채운 후 두번째 선언을 하지 않고 자격 유지 상태인 장원준도 포함이다. 이들이 모두 올해 등록 일수까지 다 채운다면 8~9명이 FA를 선언할 수 있다.
타팀에서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최형우, LG 트윈스 차우찬 등이 FA 재자격을 앞두고 있다. 첫 자격을 얻는 선수 중에서는 대어급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결국 2020시즌 종료 후 FA 시장은 양현종, 차우찬, 최형우 그리고 두산 선수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KBO 이사회가 2020시즌 종료 후 FA 등급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샐러리캡과 FA 취득 기한 단축 등 세부 합의가 마무리되면 등급제는 당장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 팀에서 8~9명의 FA 선수가 한꺼번에 자격을 얻는 것은 굉장한 변화를 예고한다.
두산도 일찍부터 대비에 들어갔다.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 거의 전부가 현재 1군의 주축 멤버들이다. 이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지면 전혀 다른 팀을 새로 꾸려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몇년동안 두산은 FA 시장에서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거의 내부 FA 선수의 잔류 정도만 신경쓰고 있다. 하지만 다가올 겨울은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 등급제가 적용된다고 해도 충분한 대비와 작전이 필요하다.
다만, 시즌 자체에 대한 기대는 크다. FA는 선수들에게 대단한 동기부여다. FA에 대한 구단들의 평가가 아무리 냉정해졌다고 해도 취득 직전 시즌의 성적이 가장 큰 임팩트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두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인만큼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고, 높은 몸값을 받는 것이 당연한 바람이다. 그동안 여러 선수들이 이를 보여줬다. '예비 FA 효과'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또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내년, 내후년에 대한 그림을 그려가는 밑바탕이 될 시즌이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2번의 통합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지만, 1년 이후에는 선수 구성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되면 당장 우승보다 또 다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올라가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9명의 예비 FA와 쉼 없이 정상을 달려온 두산. 2020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