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 종주국' 미국 없는 올림픽 야구 무대가 현실이 될까.
샌디 앨더슨 전 뉴욕 메츠 단장은 MLB닷컴 칼럼니스트 배리 블룸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미국은 (앞으로도)올림픽 야구에서 볼 수 없을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프리미어12 3~4위전에서 멕시코에 패배, 오는 7월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현재 도쿄 올림픽 야구에 출전하는 6개국 중 출전이 확정된 팀은 한국과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까지 4팀이다. 번번이 미국 등 강자들에 가로막혔던 멕시코로선 올림픽 야구 첫 출전이다.
남은 2장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예선을 통해 가려진다. 오는 3월 22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WBSC 아메리카 예선전에는 미국과캐나다, 쿠바, 콜롬비아,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가 출전한다. 도쿄 올림픽에 직행하려면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한다.
아메리카 예선전 2~3위팀은 오는 4월 1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대만, 호주, 중국, 네덜란드와 다시 겨룬다. 역시 최종 예선 우승팀만이 도쿄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미국으로선 도쿄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2번 있지만, 험난하기 그지 없다.
앨더슨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단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메이저리그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출전을 막는 이상, '야구를 발명한 나라' 미국 없는 올림픽 야구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올림픽을 대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한다. 야구가 국제 스포츠로 발전하려면, 올림픽을 더 중요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실패로 가득한 미국 야구의 올림픽 역사에서 유일하게 희망이 반짝인 대회다. 당시 미국은 명장 토미 라소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로이 오스왈트, 벤 쉬츠 등 당대의 유망주들을 총출동시켰다. 그 결과 압도적인 전력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주국의 위엄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메이저리그는 40인 로스터 이내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야구를 '개최국의 의향에 따라 개최하지 않을 수 있는 종목'으로 격하시켰다. 2008년 베이징 이래 올림픽에 야구가 돌아오기까지 12년이 걸렸다. 도쿄 올림픽 다음 대회인 2024 파리 올림픽 때는 다시 야구가 제외된다. 2028년 올림픽 개최지는 로스앤젤레스(LA)인 만큼, 다시 야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앨더슨은 "LA 올림픽 때는 야구 일정을 단축하거나 변경해서라도 반드시 메이저리거들을 출전시켜야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