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이승엽이 오재원을 언급하며 "상대팀일 땐 얄밉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평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대전 컨벤션 센터에서 2020시즌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했다. 겨울 휴식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첫 행사다.
이승엽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동료, 상대팀을 존중하는 법'에 대해 강의를 하던 중 "야구 경기 중 상대팀을 자극하는 플레이가 종종 벌어진다. 그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고, '빠던(배트 던지기)'도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두산에 오재원이란 선수가 있다. 우리 팀을 향해서 자극적인 동작을 하거나,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상대 선수로 보면 굉장히 얄미운 선수다. 제가 삼성에서 뛸 때는 정말 미웠다. 우리 팀엔 그런 파이팅 넘치는 선수가 없었다. 부럽고 싫은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또 "그런데 은퇴하고 프리미어12 해설하면서 '우리팀'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저런 선수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재원 같은 선수는 '우리 팀'을 이끌어주는 파이팅의 소유자"라며 웃었다. 기본 예의는 지켜야하지만, 그런 선수가 팀에는 꼭 필요하다는 것.
이승엽은 "얼마전 중학교 1학년 어린 선수들과 밥을 먹는데, '빠던' 연습을 따로 한다고 하더라. '프로야구에서 하지 않냐. 다른 친구들도 다 연습한다'고 하더라"며 문화 충격에 대한 경험도 드러냈다.
이날 이승엽은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하기보단 "여러분은 지금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프로에게 과정은 필요없다. 결과다. 결과 못 내면 여러분은 1년 만에 프로야구계를 떠날 수도 있다", "여러분 모두가 1군의 스타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들이 동료이자 경쟁자고 라이벌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유니폼 입고 있을 때는 선후배 생각하지 말고 싸워라", "진정한 프로는 여러분이 아니라 여러분을 바라보는 가족과 동료, 친구, 팬들이 판단하는 것" 등의 현실적인 조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