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비까지 철저하게. 두산 베어스 포수진의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두산은 최근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전격 영입했다.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후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던 정상호는 연봉 7000만원에 두산에서 뛰게 됐다.
김태형 감독의 요청이 있었다. 시즌이 끝나고 빠르게 새 시즌 구상에 돌입한 김태형 감독은 12월 구단에 정상호 영입을 제안했다. 구단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정상호의 몸 상태였다. 2019시즌을 1군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고 방출됐기 때문에 2020시즌에도 정상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몸인지, 큰 부상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마침 정상호도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우던 참이었고, 풀타임을 소화하지는 못하더라도 뒤를 받치는 포수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두산은 계약서를 내밀었다. 두산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이 정상호 영입을 요청해서 몸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우선 파악했다. 선수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아픈 부위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백업 역할을 맡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됐고 개인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상호 합류로 두산 포수진 경쟁은 한층 더 심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김태형 감독은 주전 포수 박세혁과 장승현, 이흥련까지 3인 체제를 주로 구축했다. 그동안 선배 양의지의 그늘에 가려있던 박세혁이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면서 137경기에 출장했다. 백업인 장승현과 이흥련은 아직 둘 중 한명이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는 못한 상태다. 다만 번갈아가며 꾸준히 자신의 가능성을 보였고, 김태형 감독 역시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두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또 현재 군 복무 중인 박유연을 제외하고도 최용제, 이승민 등 후보 포수들이 뒤에 대기 중이다.
김태형 감독이 정상호 영입을 요청한 것은 '만약'에 대한 대비가 가장 큰 이유다. 현재 1군에서 뛰는 3명의 선수들이 있지만, 부상 선수가 발생하거나 휴식을 해야할 때 확실한 추가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상호는 2001년부터 시작한 프로 20년차 베테랑이다. 특히나 포수에게있어 다양한 경험은 최고의 '스펙'이다. 또 자연스러운 경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정상호는 당장 30일에 두산 동료들과 함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질롱으로 떠난다. 캠프에서 시작될 보이지 않는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후배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정상호가 부상 없이 뛴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지난 4년간 LG에서 뛸 때에도 그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부상 그리고 부상이 잦다는 이미지였다. 새로운 팀에서 새출발을 하는만큼 건강한 몸이 최우선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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