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전·월세 가격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의 경우 조선업 부진 여파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28일 통계청 품목 성질별 소비자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세 지수는 104.04로 전년 대비 0.11% 떨어졌다. 전국 집세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5년(-0.2%) 이후 14년 만이다.
전세와 월세로 나눠 살펴보면 월세의 경우 2018년과 2019년 각각 0.3%, 0.4% 하락하며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 2019년 월세 지수는 99.81로 2014년과 비슷했다.
전세는 0.2% 상승해 2005년 0.1%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 집세는 0.3% 상승했으나 상승 폭으로는 2006년(0.3%) 이후 가장 작았다. 서울의 전세값은 2006년 0.6%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인 0.8% 상승했고, 월세는 0.3% 하락했다.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집세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은 기반산업 침체 영향을 받은 울산이었다.
울산의 집세는 2018년 대비 2019년 전세와 월세가 각각 2.3%, 2.1% 하락하며 전체 집세가 2.2% 떨어졌다. 낙폭은 2000년 2.9%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다. 지역 기반산업인 조선업 경기가 위축된 것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연속 전세값이 하락하며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역전세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 조선업 업황이 다소 개선됨에 따라 2019년 11월 보합세를 보이는 등 하락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밖에 부산의 집세는 0.5% 내렸고 대전과 대구도 각각 -0.2%와 -0.1%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도의 경우 전월세 각각 0.1%가 하락해 집세 역시 0.1% 하락했다. 경기도 집세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5년(-0.6%)이후 처음이다. 경남은 집세가 1.9% 내려 2000년(-2.6%)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경북과 충남의 집세는 각각 1.3% 감소했고 충북(-0.6%)과 강원(-0.3%), 제주(-0.2%)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값 상승 지역은 서울과 인천, 광주, 강원, 전북, 전남 등이었으며 월세 상승 지역은 전남이 유일했다.
전국적인 전세값 하락 원인은 최근 2~3년간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 전세값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과거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거나 0%대 소폭 상승에 그쳤던 2010∼2013년에는 전셋값이 평균 7%가량 상승했다. 반면 전·월세 가격이 주춤했던 2018년에의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0.4% 상승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한 바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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