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한폐렴' 공포가 ACL 경기 일정까지 급변하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려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홈&어웨이 경기 일정에 대해 긴급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AFC는 최근 K리그 측에 공문을 보내 경기 일정 변경 관련 의견을 취합했다. AFC의 의견 청취 협조 공문은 '중국 프로팀과 같은 조에 속한 ACL 진출팀들의 경기 일정을 변경하는데 동의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으로 전지훈련 갔던 K리그 팀들이 급거 철수하고, 중국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취소되는 등 스포츠 활동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프로농구 리그(CBA)는 잠정 중단됐고, 프로축구 슈퍼리그 역시 시즌 개막을 연기할 예정이다.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 부리람(태국)의 ACL 플레이오프도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AFC는 2월 10일부터 시작되는 ACL 조별리그에 앞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작년에 이미 짜놓은 경기 일정에는 2월에 열리는 초반 경기 모두 중국 리그팀들의 홈경기가 우선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AFC의 공문을 접수한 즉시 ACL에 참가하는 K리그 4개팀(FC서울, 울산 현대, 수원 삼성, 전북 현대)에 통보했다. 이에 4개 구단 모두 '경기 일정 변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고, 연맹은 이같은 내용의 회신을 28일 AFC에 보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AFC가 구단의 동의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볼 때 일정 변경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자 발급과 항공 스케줄 등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구단들은 그렇지 않아도 '우한 폐렴' 공포때문에 중국 원정이 부담스러웠던 터라 일정 변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 리그 측도 일정 변경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현재 중국 전역이 사실상 '비상 통제상황'를 맞고 있는 터라 ACL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치르는 건 무리다.
공교롭게도 K리그 4개팀 모두 중국 리그팀들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 홈&어웨이 일정이 변경될 경우 이들 4개팀은 일단 2월의 중국 원정 부담을 덜게 된다.
베이징 궈안(중국)과 같은 E조에 속한 FC서울의 경우 베이징 궈안전 당초 일정은 2월 11일 베이징노동장경기장, 4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이를 변경하면 서울에서 먼저 홈경기를 치르고 중국 원정은 4월 8일로 미룰 수 있다.
F조의 울산은 상하이 선화를 상대로 2월 18일 홍커우축구경기장에서 첫 경기를 치르고 5월 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리턴매치를 갖기로 했지만 홈경기를 먼저 치를 수 있게 된다.
수원은 G조에서 광저우 헝다(중국), 빗셀 고베(일본),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편성돼 있다. 수원은 2월 12일 광저우 원정을, 5월 21일 광저우와의 홈경기를 갖는 게 당초 일정이다.
28일 상하이 상강의 PO 승리로 H조에서 복수전을 갖게 된 전북 역시 2월 19일과 5월 5일이 어웨이&홈으로 상하이 상강을 상대하는 일정이었는데 이 역시 순서가 바뀔 전망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