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히어로즈에서 함께 몸 담았던 베테랑 이보근과 허도환이 KT 위즈에서 새 출발한다.
KT는 스토브리그에서 베테랑 자원들을 보강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투수 이보근을 지명했다. 이어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로 포수 허도환을 영입하면서 내야수 윤석민을 내줬다.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고, 29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베테랑들이다. 이보근은 겨우내 감량에 집중했다. 29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보근은 "10㎏ 정도 감량했다. 작년에 몸이 안 되고, 야구도 안 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만큼 많이 먹으면서 살이 쪄서 빼려고 했다.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보근은 지난해 FA 계약을 맺었지만, 키움에서 부진했다. 1군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72를 기록했다. 그는 "작년에 계약이 잘 안 되면서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집중할 수 있었다. 아내도 'FA가 되는 해에도 이 정도까지는 운동을 안 했던 것 같다'고 하더라. 주변에서 그렇게 느낄 정도면 노력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단숨에 투수 최고참이 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보근은 "내가 그릇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조언을 구한다면 내가 가진 것 안에서 많이 알려주고 싶다. 나보다 다 잘하는 선수들이라 알아서 잘 할 것 같다"면서 "형들에게 물어보고 그에 맞춰 분위기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경기에 나가는 게 우선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던지겠다"고 이를 악 물었다.
포수 허도환도 새 바람을 일으킨다. KT는 주전 포수 장성우를 뒷받침 할 백업 포수가 필요하다. 허도환은 "새 출발이지만, 팀을 많이 옮겨서 큰 감흥은 없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의 역할'을 주문했다. 허도환은 "단장님과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 잘 가르쳐줬으면 한다고 하셨다. 캠프에 가면 17살 차이 나는 후배도 있다. 한마디라도 더 건네려고 한다"고 했다.
허도환은 SK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 그는 "SK 선수들이 잘해서 우승했고, 나는 운이 좋았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을 느끼고 싶다. KT에 어리고 좋은 선수가 많다. 1등을 하려고 하는 만큼, 경험을 얘기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허도환은 "캠프에서 안 다치는 게 1차 목표다. 또 어린 선수들과 친해지고 싶다. 잘 다가가서 좋은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