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취업준비생이 면접에서 살아남으려면 '면접관처럼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포수 이지영(34)이 그랬다. FA 자격 획득 이후 야구 구단주 마인드에서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했다. 그의 선택은 FA 시장의 문이 열린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초고속 계약을 했다. 규모는 3년 최대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옵션 6억원).
FA 시장에 원소속팀과의 우선협상 규정이 없어졌기 때문에 타팀 이적 또는 경쟁이 붙을 경우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지영의 생각은 달랐다.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취재진은 만난 이지영은 "냉철하게 나를 돌아봤다. 과연 보상선수까지 주면서 30대 중반 포수를 영입할 팀이 있을까. 그렇지 않더라. 7~8개 팀은 주전 포수가 있다. 백업 포수에 많은 돈을 줄 팀은 없다. 내가 '오너'라도 그럴 것"이라고 잔류 배경을 설명했다.
FA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이지영의 빠른 계약이 오히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이지영은 "사실 내가 FA 시장의 승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일찍 협상을 마치면서 좀 더 여유 있고 즐겁게 비시즌을 보냈다. (줄다리기 협상 때문에) 적어도 마음 졸이는 것보다는 편하더라"고 말했다.
가족도 초고속 계약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인천 출신인 아내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지영은 "기대에 부풀어 있기보다 내 나이를 고려했다. 삼성에 있을 때 아내가 대구에 홀로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내도 가족과 친구가 가까이 있는 서울에 지내는 것이 좋다. 가족도 지난해 (서울에서 지내면서) 나처럼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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