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늘은 인터뷰실에 들어온게 떳떳한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오랜만에 자신도 만족할만한 경기를 했다. 정지석은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원정경기서 17득점을 하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으로 15점을 올렸느데 성공률이 65.2%로 매우 좋았다. 블로킹으로 다우디의 공격을 두번이나 잡아내기도 한 정지석은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돌아온 이후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박기원 감독도 "대표팀에 가서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했고, 본인도 그리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면서 "좋아지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오늘 좀 헤쳐나온 모습을 보였는데 좀 더 헤쳐나와야 한다"라고 했다.
정지석도 "대표팀 가기 전 1,2경기를 너무 못했는데 그때부터 눈치보고 플레이를 해야할까. 계속 훈련하면서 뭐가 문제인지 찾아야했다. 대표팀에서도 좋은 형들이 있으니까 잘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어찌어찌 잘 버텼는데 직전 경기서 9안좋았던게) 터진 것 같다(당시 8득점, 공격성공률 43.8%)"면서 "그래도 오늘은 잘 된 것 같다. 하지만 이제부터 기복이 생기면 안된다"라고 했다.
"작년까지는 자신감 하나로 스스로 텐션도 올리고 안되더라도 웃으면서 형들과 재밌게 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어진 것 같다"면서 "오늘은 코트에서 짜증도 안냈다. 오늘 형들이 예민해지길래 내 플레이에 신경쓰기 보다 형들을 도와주려고 했다"고 했다.
이날 경기로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 "내가 잘못알고 있는 것 같다"는 정지석은 "나혼자 잘하려다보니 안된 것 같아서 다른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1위 탈환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의 경기 후 1위 우리카드와 만난다. 정지석은 "작전이나 그런면에서 껄끄러운 상대다. 최근 2경기 연속 져서 2승2패인 것 같고, 이변이 없다면 우리 팀과 우리카드, 현대캐피탈이 포스트시즌에 갈텐데 정규리그에서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천안=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