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신인상이 3파전이라면서요? 욕심 나죠."
'19세 공격수' 흥국생명 박현주의 표정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박현주는 부상으로 휴식 중인 에이스 이재영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박현주는 16일 도로공사 전에서도 서브 에이스 2개 포함 14점을 따내며 외국인 선수 루시아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다.
팀내 비중이 커진 박현주는 이다현(현대건설)이 앞서가던 올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왕 레이스에 막강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올시즌 3라운드까진 도합 24점에 그쳤지만, 이재영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자리를 비우면서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4라운드에만 34점을 올렸고, 5라운드에는 4경기에서 39점을 기록중이다.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에 임한 박현주는 '신인상'을 묻는 질문에 "올해 이다현 권민지(GS칼텍스)와 3파전이라면서요?"라고 되물은 뒤 "리그 막판이 되니까 욕심이 많아진다. (다)현이나 (권)민지도 잘했지만, 신인상은 제가 받고 싶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박현주와 이다현은 중앙여고 동기 절친이다. 하지만 박현주는 "이다현과 종종 연락하지만, 신인상 얘긴 안 한다"며 호승심도 내비쳤다.
박현주는 고교 시절까진 라이트로 뛰었지만, 프로 입단 후 레프트로 전향했다. 보기드문 왼손잡이 레프트다. 박현주는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랐다. 이젠 감이 좀 잡힌다. 오히려 왼손잡이니까 상대 팀이 제가 때릴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미희 감독과 선배 조송화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미희 감독은 "신인왕은 박현주가 받았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갓 졸업한 선수가 서브 리시브에서 이만큼 해주기가 어렵다. 리시브에 공격에 블로킹까지 잘한다. 서브도 스파이크로 넣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게감 면에서 (이다현·권민지보다)박현주가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에이스 없이 팀이 연패하는 상황에서 계속 잘해준다는 게 대단하다. 잘 될때 기회를 주는 것과 어깨가 무거운 상황에서 출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굉장히 당찬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송화도 "화이팅이 좋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준다. 덕분에 5세트 가서 이길 수 있었다"며 거들었다.
만일 박현주가 신인상을 받게 된다면,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저 순위(2라운드 1번)이자 첫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신인상 수상자가 된다. 현재까지 최저 순위 수상자는 2017-18시즌 신인상 수상자였던 김채연(흥국생명)이다.
박현주는 "전 1라운더가 아니다. 키도 크지 않다. 제 또래 동기들보다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서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도 더 잘하고 싶다.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7연패 사슬을 끊은 흥국생명은 승점 39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20일 5연승 중인 4위 KGC인삼공사(승점 34점) 전이 올시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