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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드림캐쳐 "악몽→디스토피아, 농익은 걸크러시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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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전무후무한 세계관으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드림캐쳐가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연다.

드림캐쳐는 2017년 1월 13일 데뷔 싱글 '악몽'을 발표한 뒤 '악몽 : 폴 어슬립 인 더 미러(Fall asleep in the mirror)', '프리퀄(Prequel)', '악몽 : 이스케입 디 에라(Escape the ERA)' '얼론 인 더 씨티(Alone In The City)', '디 엔드 오브 나이트메어(The End of Nightmare)'까지. 총 6개의 앨범에 걸쳐 '악몽'이라는 세계관을 펼쳐냈다. '일곱 악몽'이라는 주제 하에 악몽과 소녀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대비시키며 풀어낸 판타지는 전세계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드림캐쳐는 독보적인 세계관과 탄탄한 스토리텔링 외에도 빠른 템포에 역동적인 동작으로 구성된 수준급 안무까지 선보이며 K-POP 팬들을 매료시켰다.

18일 발표한 '디스토피아 : 더 트리 오브 랭귀지(Dystopia : The Tree of Language)'는 그런 드림캐쳐가 3년여간 다뤄온 '악몽'의 문을 닫고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관인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악몽 시리즈는 동화책을 보는 느낌이었다. 결말을 잘 짓고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에는 디스토피아, 즉 반 이상향을 세계관으로 삼았다. 아이돌 노래에는 사랑 노래가 많긴 하지만 우리는 데뷔 때부터 악몽에 관한 이야기, 우리만의 이야기를 써왔다. 그래서 동화책을 읽듯 가사가 나왔다.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지유)

'디스토피아 : 더 트리 오브 랭귀지'는 드림캐쳐가 펼쳐낼 방대한 이야기의 힌트가 담긴 앨범이다. 앨범에 등장하는 의문의 나무 노인 소녀 가면, 그리고 멤버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 드림캐쳐가 전하고자 하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꽁꽁 숨겨놨다. 그러면서도 판타지 안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아프고 고된 현실을 조명하며 삶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만든다.

타이틀곡부터 그렇다. 타이틀곡 '스크림(Scream)'은 록과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접목시킨 곡이다. 중세시대 마녀사냥을 모티브로 삼아 말로 인한 상처와 그 상처 때문에 어둠에 물든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밖에 이번 앨범에는 내면의 완벽주의에 갇힌 사람들에게 전하는 응원송 '텐션(Tension)',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이들에 대한 경고를 노래한 '레드 썬(Red Sun)', 흑백논리를 비판하는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 성숙한 설렘을 그린 '재즈 바(Jazz Bar)', 기존의 틀에 맞서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사하라(SAHARA)', 차가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인 더 프로즌(In The Frozen)', 러브송 '새벽', 팬송 '풀 문(Full Moon)'과 '하늘을 넘어' 등 '드림캐쳐스러운' 11곡이 수록됐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슈를 타이틀곡으로 더 보여 드리려고 했던 것 같다. 꿈은 상상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소재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현실세계와 꿈을 연결해 표현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가현, 지유)

팬들 사이에서는 '드림캐쳐가 또 드림캐쳐했다'고 할 정도로 드림캐쳐는 데뷔 때부터 타 걸그룹이 시도하지 않았던 강렬한 콘셉트를 앞세웠던 팀이다. 최근 가요계에 청순이 사라지고 걸크러시 열풍이 불고 있지만, 3년 노하우를 장착한 걸크러시로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근래 추세가 멋있고 파워풀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걸크러시 콘셉트를 해왔기 때문에 농익은 멋짐이 있다. 멋있는 콘셉트라고 하면 드림캐쳐가 먼저 떠오르고 목소리 자체도 다들 허스키하고 멋있다."(수아)

"다 멋있지만 각자 주장하는 의미가 다르다. 우리는 판타지적 요소와 내포하는 의미가 합쳐진,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유현)

2017년 데뷔 이래 쉬지 않고 달렸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돌며 글로벌 팬들과 소통했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콘셉트의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관을 구축했다. 이렇게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체 뭘까.

"썸니아(드림캐쳐 팬클럽)와 회사, 가족들 덕분이다. 막 데뷔했을 때는 내가 잘되고 싶었고 내가 성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조금더 베풀고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팬들은 산소같은 존재다. 우리와 항상 일상을 같이 하지 않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소중한 분들이다."(지유)

"팬들은 치료제 같은 존재다. 힘들다가도 팬분들의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유현)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드림캐쳐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