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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힘들수록 빛이 나는 강원FC 캡틴 오범석의 '긍정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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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불행 속에서도 다행인 점을 찾아야죠."

주변 환경이 가혹해지고,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긍정의 에너지'는 더 큰 효과를 낸다. 고통의 시간을 잊게 만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난데없는 코로나19로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 요즘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긍정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힘을 북돋아 준다.

K리그1 강원FC의 '캡틴' 오범석(36)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바람에 봄 기운을 느끼지도 못한 채 벌써 클럽하우스 생활만 2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다. 중간 중간 휴가 때 서울 집에 다녀오긴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잠깐 얼굴만 보고 다시 강릉 클럽하우스로 돌아올 뿐이다. 다른 팀 동료들도 다들 마찬가지인 상황. 시간이 갈수록 스트레스는 쌓이고, 개막에 대한 간절함이 커지며 모두 예민해져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오범석은 씩씩한 목소리로 긍정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다른 팀도 비슷하겠지만, 계속 클럽하우스에서 훈련만 반복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에서 연습경기도 금지한 상황이라 그저 팀 포지션별로 전술 훈련을 하거나 체력 훈련을 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더 피곤하기도 하다"며 최근의 근황을 전했다.

2020시즌 K리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약없이 개막을 미루고 있다. 구단과 선수들의 관심사는 과연 언제 개막이 될 것인가지만, 사실 누구도 그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은 그 기간에 계속 훈련을 반복하는데, 실전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전반적으로 부정적 기류가 각 구단과 선수단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오범석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면도 있지만, 다행히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특히 우리 팀의 경우, 이적 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이렇게 연습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서로 발을 맞추고, 감독님이 추구하는 여러 전술에 적응할 기회가 늘어난다"면서 "특히나 서로 어색했던 선수들끼리 늘 모여 있다 보니 서로 많이 친해졌다. 선수들이 친해야 조직력도 좋아지는데, 그런 면들이 어떻게 보면 요즘 시기의 '불행 중 다행'이 아닐까 한다"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확실히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동료들 사이에는 끈끈한 '전우애' 같은 정서가 만들어진다. 오범석은 "1, 2월에는 새로온 선수와 기존 선수들 간에 서먹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선수들끼리 이렇게 서로 잘 어울려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면서 "그런 점들 때문에 이렇게 개막이 미뤄진 게 우리 팀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될 수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그 효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 선수들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며 끈끈한 동료애를 키울 수 있는 배경에는 이렇듯 긍정적인 관점으로 팀을 하나로 모으는 '캡틴'의 영향력이 큰 듯 하다. 그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순간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