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K리그 개막이 눈 앞에 다가왔다.
8일 전북과 수원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출발하는 올 시즌 K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두달이라는 휴식 아닌 휴식기, 27라운드로 어느 때보다 짧아진 시즌, 경험하지 못한 무관중 경기까지, 생소한 환경에 올 시즌 순위싸움은 대혼돈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변수에도 확실한 것이 있다. 원하는 성적표를 위해서는 핵심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에이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각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키플레이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전북=한교원
전북은 올 시즌 대대적인 영입에 나섰다. 김보경, 쿠니모토 같은 창의성 있는 자원들이 대거 가세했다. 하지만 측면 보강에는 소홀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랜기간 전북의 측면을 책임진 로페스도 중국으로 떠났다. 한교원은 전북의 유일한 정통 윙어다. 전북이 기대한대로 중앙에서 아기자기한 패스로 기회를 만든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의외로 밀집수비에 고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측면을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는 한교원의 가치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울산=원두재
전북의 대항마 울산은 이청용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다. 지난 시즌 MVP였던 김보경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여기에 윤빛가람 고명진까지, 울산의 미드필드진은 전북 이상이다. 이 평가를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은 원두재다. 지난 U-22 챔피언십 MVP인 원두재는 기술과 공격력이 좋은 선수로 가득한 울산의 몇 안되는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 변화에 따라 스리백, 포백을 오가는 울산에서 원두재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포항=팔라시오스
지난 시즌 포항의 에이스는 단연 완델손이다. 한국 생활 5년만에 '포텐'을 터뜨린 완델손은 지난 시즌 15골을 폭발시켰다. 그런 완델손이 팀을 떠났다. 빈자리는 팔라시오스가 메운다. 안양에서 이미 좋은 모습을 보인 팔라시오스는 완델손과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완델손이 기술적이라면 팔라시오스는 거칠다. 다른 포지션이 지난 시즌과 거의 동일한 포항 입장에서 팔라시오스가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대구=데얀
올 겨울 가장 의외의 이적이라고 한다면 대구의 데얀 영입이었다. 데얀은 지난 시즌 수원에서 외면받았다. 경기 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확실히 기량 저하가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그런 데얀을 대구가 품었다. 지난 시즌 세징야, 김대원, 정승원 등을 앞세워 무수한 찬스를 만든 대구는 결정력 부족으로 기대 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했다. 결정력 만큼은 믿을 수 있는 데얀을 데려온 이유다. 기대대로 데얀이 골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구는 다시 한번 아시아 무대로 나갈 수 있다.
▶성남=임선영
올 시즌 성남은 변화가 크다. 팀의 승격과 잔류를 이끌었던 남기일 감독이 팀을 떠났다. 대신 김남일 감독이 부임했다. 김 감독은 부임과 함께 공격축구를 천명했다. 영입 역시 이에 맞춰졌다. 공격축구 완성을 위한 키는 임선영이 쥐고 있다. 성남이 올 시즌 데려온 양동현, 토미는 결정력은 좋지만, 스스로 만드는 능력은 떨어진다. 2선에서 얼마나 지원을 해주느냐가 중요한데, 이를 해줘야 하는 선수가 임선영이다. 패스와 기동력을 갖춘 임선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부산=김호준
가까스로 승격한 부산의 약점은 단연 골키퍼였다. K리그2 최고 수준의 스쿼드를 지닌 부산이었지만 유독 골문이 불안했다. 큰 경기마다 무너진 결정적 이유기도 했다. 조덕제 감독은 승격과 함께 제일 먼저 골키퍼를 찾아 나섰다. 비싼 몸값 탓에 한숨만 내쉬던 부산은 김호준이라는 검증된 골키퍼를 영입했다. 수비진에 강민수, 윤석영 등 베테랑들을 더한 부산은 김호준으로 방점을 찍었다. 그가 최후의 보루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부산의 잔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