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수들은 본헤드 플레이 없이 정말 잘해줬다. 미안한 마음 뿐이다."
시즌 첫 패배 이후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의 표정은 밝았지만, 판단은 냉철하고 차가웠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6대11로 패했다. 선발로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장원삼이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등판한 송승준을 비롯한 불펜진도 흔들렸다. 타선이 집중력있게 쫓아갔지만, 후반 추가 실점을 하면서 반등에 실패했다. 개막 5연승을 달리던 롯데의 시즌 첫 패배다.
이튿날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 코치들 정말 잘했던 경기다. 집에 들어가서도 비록 지는 경기였지만 내용에 대해 선수들에게 고마움이 들었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 볼 수록 나 때문에 진 것 같아 미안하더라"고 했다. 그리고 "어제 패배는 나와 2군 스태프의 책임이다. 선수들은 너무 잘해줬다. 초반 흐름을 보고 빨리 바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책임이 컸고, 좋은 선수 선택을 도와줘야 할 2군 스태프, 책임자에게도 잘못이 있다. 앞으로도 나와 2군 스태프가 함께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어제 경기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허문회 감독은 또 "장원삼이 좋은 선수지만 결론적으로 어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가 첫번째 책임자다. 선수들과 코치들이 열심히 잘해줬는데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13일 훈련을 앞두고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결과에 대해 짧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도 건넸다. 시즌 첫 패배를 누구보다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되짚는 허 감독이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