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챔피언은 가리자.'
남자 프로농구 2019∼2020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2019∼2020시즌의 챔피언을 가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7일 프로농구 구단들에 따르면 최근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열린 구단간 회의에서 2019∼2020시즌 우승팀 선발전을 개최하는 방안이 나왔다고 한다.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사태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시즌 일정을 단축해 조기 종료됐다.
이 때문에 42∼43경기를 치른 상태를 기준으로 승률이 같은 원주 DB와 서울 SK(28승15패)를 공동 1위로 간주했다. 비정상적인 시즌 종료이기 때문에 '우승'이란 명예를 붙이지 못했고, '두 팀간 맞대결 전적→공방률(팀간 총득점-총실점 차)' 등의 기존 순위 결정 방식도 적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찜찜하게 시즌을 끝낸 바람에 '뒷말'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이전 시즌 우승팀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일종의 '관습법' 적용이 애매해졌다. 한 시즌 타이틀 스폰서 금액은 30억원 가량이다.
DB와 SK가 공동으로 타이틀 명칭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고, 어느 한 팀이 부담하기에도 명분이 떨어졌다.
다음 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유치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등장한 아이디어가 '우승팀 결정전'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승팀 결정전'은 스폰서 유치를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농구붐' 조성을 위한 이벤트 성격이 더 짙다.
현재 KBL은 스폰서 유치를 위한 '1안'으로 10개 구단 모기업이 아닌 외부 기업의 후원을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KBL은 최근 설명회를 가졌고 일부 기업들이 관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다음 시즌 개막 이전에 우승팀 결정전를 치르자는 것이다. 시기는 외국인 선수가 입국하는 8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대회 방식은 조기 종료 시점 기준 1∼4위, 4강팀이 맞붙는다. DB, SK, KGC(3위), KCC(4위)가 4강전을 거쳐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4강 대진은 KGC와 KCC가 공동 1위 두 팀중 한팀과 대결하도록 짠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아마 최강전이 취소될 예정이어서 농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면 '뭐라도 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면서 "그래도 매 시즌의 기록이 KBL 역사에 남는데 애매하게 공동 1위로 남겨두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안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입국하자마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입국하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는 것도 난관이다. 외국인 선수를 조기 입국시킬 수 있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2주일간 급여를 지급하는 문제를 두고는 구단간 의견도 다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