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고통 분담과 상생을 위한 'K리그 선수단의 연봉 조정안'이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를 통과했다. 따라서 이제 K리그 팀들과 선수들간 연봉 조정 노력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다수의 구단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은 자진해서 연봉을 삭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19일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분담 권고안 ▶김천 상무(가칭) 창단 가입승인 ▶마케팅, 상벌, 경기, 유소년 등 규정 신설 및 개정 등의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K리그는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외부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졌고, 내부적으로는 경기수 축소와 무관중 경기 진행 등으로 인해 K리그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는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 분담 권고안'을 의결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각 구단과 선수들이 상호 합의 하에 올 시즌 잔여 기본급 중 일부를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연봉 조정 가이드라인이 포함됐다. 우선 K리그 전체 선수의 약 36%에 해당하는 기본급 3600만원 이하 선수들은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기본급 36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잔여 4개월분 기본급의 10%을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원인 선수들은 3600만원은 보장되고 나머지 1400만원만 감액 적용이 된다. 전체 연봉에 대해 감액을 적용한다면 선수 개인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올해 남은 4개월의 연봉에 대해서만 10%씩 감액을 적용한다. 따라서 연봉이 5000만원인 선수는 1400만원에 1/30(1/10 X 4/12)인 46만6000원을 반납하게 된다.
연맹 이사회는 이 권고안이 강제적 성격이 아닌 선수들의 자발적 동참을 요청하는 의미라는 걸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K리그 전체의 위기를 K리그 구성원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라는 것이다. 추후 각 구단은 소속 선수들과 개별적인 협의를 거쳐, 권고안에 동의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잔여 기본급을 조정하는 계약변경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K리그 고위 관계자는 "이미 여러 구단에서 선수단과 원만하게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도 최근 감독 및 주장 간담회에 참석해 K리그 구성원으로서 동참하는 게 맞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미 지난 2개월치의 연봉의 10%씩을 자진 삭감했다. 프로연맹은 18일 감독 및 주장 간담회를 통해 선수단 연봉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 김천시의 '김천 상무' 축구단 창단 및 가입 신청에 대한 심의 결과 '조건부 승인'으로 결정됐다. 상무 선수단은 올해로 상주시와 연고 계약이 종료된다. 김천시는 현재 구단 법인을 설립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며, 이번 이사회에서는 9월 30일까지 법인 설립을 완료한 후 관련 서류를 연맹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김천상무 축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법인 설립 절차가 완료되면 연맹-국군체육부대-김천시 3자간 연고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2021년 1월에 열릴 연맹 정기총회에서 최종 가입승인이 결정된다.
또 이번 이사회에선 일부 연맹 규정을 개정했다. 경기장 내에서 제3자가 교묘한 방법으로 불법적인 마케팅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맹 마케팅규정에 허용된 광고보드 이외의 광고물 또는 상업광고 노출로 인식될 수 있는 물건을 경기장 내에 설치할 경우 반드시 연맹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또 K리그 산하 유스팀에 유소년 선수가 입단할 경우에도 연맹이 제공하는 표준입단합의서를 사용하도록 변화를 주었다.표준입단합의서에는 구단의 선수에 대한 보호의무, 선수가 구단을 탈퇴할 경우 구단에 지급해야 하는 훈련보상금의 산정공식 등을 포함하여 유소년 선수의 권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