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이승헌의 역투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승헌은 2일 부산 한화전에서 6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5이닝 3실점)에 이은 2연승이자 1군 무대에서 거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승리.
지난달 20일 이승헌이 1군 무대에 등록될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5월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고 두부 미세 골절이라는 아찔한 부상을 한 지 4개월이 흘렀지만, 트라우마가 여전했다. 2군에서 차분하게 실전 피칭을 하고 1군 마운드에 오른 이승헌이지만, 사고의 기억을 완벽하게 떨쳤을지는 미지수였다. 1군 복귀 첫 투구에선 선두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4⅔이닝을 던졌지만, 6실점을 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KIA전에서 5이닝을 채우며 1군 첫 승의 감격을 맛본 데 이어, 한화전에서 생애 첫 QS까지 달성하면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2018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승헌은 지난해 대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안정적인 투구폼과 뛰어난 구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 속에 잘 성장한다면 롯데 마운드의 한 자리를 책임질 재목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헌을 미국 드라이브라인 캠프에 보내면서 성장을 뒷받침했다. 불의의 사고로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악재를 딛고 일어나 1군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었다.
그동안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에 비해 국내 선발진 뎁스가 부족한 팀으로 평가 받았다. 올 시즌에는 댄 스트레일리-아드리안 샘슨과 더불어 서준원 노경은 박세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지만, 유사시 이들을 대체할 선발 자원 문제가 거론됐다. 입단 3년차인 이승헌의 성장으로 롯데는 대체 선발감 확보뿐만 아니라 미래 선발 로테이션 강화라는 과제까지 풀 수 있게 됐다. 불펜에서 활약 중인 최준용과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얻은 김진욱이 가세하는 가운데, 이승헌의 활약은 롯데가 미래 자원 활용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5강행 갈림길에서 분투 중인 롯데가 아직 어떤 결말에 다다를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승헌의 역투는 올 시즌 롯데의 최대 발견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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