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KBL 최고의 선수 양동근이 은퇴했다. 그의 등번호 6번은 울산 동천실내체육관 정면에 걸렸다. 영원이 볼 수 있다. 영구결번이다.
2004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모비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L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선수였다.
현대모비스의 KBL 역사상 첫 스리핏(챔피전 3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통산 6차례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또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금메달의 주역이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의 에이스이자,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그는 11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 원주 DB 프로미와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와이프 김정미씨의 편지를 들으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의 은퇴식이었다.
양동근은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와이프가 편지를 읽는 바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3쿼터 특별 해설위원으로 출연한 양동근은 SPO TV 해설위원이자 절친한 1년 선배 김동우 위원과 깨알같은 케미를 자랑했다. 하지만, SPO TV가 준비한 그의 딸 지원양의 귀여운 인터뷰에서도 눈물을 쏟아냈다. 지원양은 인터뷰 말미에 "아빠 그동안 고생했어"라는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양동근은 "고생했는 지 안 했는 지 모르지만 항상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하면 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
10월20일 미국 워싱턴 DC로 농구유학을 떠난다. 항상 든든한 가족과 함께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양동근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미국에 가는 건 두렵지 않다.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고, 아이들도 좋아한다"며 "우선 영어를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가족들에게 오히려 배워야 할 상황"이라고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그는 "사실 정상적 상황이었다면 다른 나라 어린 엘리트 선수들은 농구를 어떻게 배우는 지, 미국 대학농구는 어떻게 다른 지 공부를 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시대이고 농구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일단 막막한 점은 있다"며 "앞으로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은퇴 기자회견과 은퇴식이 코로나 때문에 팬들 없이 치러졌는데 괜찮나'라는 질문에 그는 "내 복이라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들과 교감을 하면서 은퇴식을 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하지만, 세대가 흘러가서 '쟤는 왜 마스크를 쓰고 은퇴식을 했어'라고 하면 '당시 코로나였어'라고 추억할 수도 있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현대모비스와 DB의 경기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양동근이라는 이름을 새기고 출전했다. 양동근은 "17번 양동근(전준범)은 정말 안 어울렸다. 등번호 17번을 하지 않기를 잘한 것 같다"고 농담한 뒤 "외국인 선수들까지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걸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행복하게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이 누가 있을까.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양동근은 자신을 아껴준 팬에게 "많은 분들과 함께 공감하면서 은퇴식을 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은퇴도 은퇴인데, 코로나가 좀 더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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