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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이 급속하게 진행 중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 이 도시기억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 전시회 '안녕, 한남'이 열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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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팀의 회화, 설치, 공예,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작품 30여점이 '안녕, 한남'의 이름으로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한남동 756-7번지 갤러리아쉬랩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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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자발적으로 이뤄낸 지역문화 활동이어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이 지역의 터줏대감인 미장원, 슈퍼, 식당 주인 및 카페, 공방 등 청년 창업가들도 힘을 모아 전시 홍보에 나서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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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가 열리고 있는 한남동 756-7번지 집 역시 재개발 대상지다. 재개발이 시작되면 없어질 곳인 것이다. 이 공간 소유자인 갤러리아쉬(관장 한희선)는 이 집을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작가들의 작업 공간 겸 전시 공간으로 활용해 왔으며 이번 '안녕, 한남'을 계기로 재개발에 없어지는 직전까지 지역 작가와 주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예술가의 관점에서 기록하는 아트 아카이빙인 만큼 재개발 후에도 지역의 인문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재개발 지역의 지역 기반 문화활동은 이 지역이 급속히 슬럼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갖는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문화기획사 ㈜아트앤컴 이연수 대표는 "재개발 지역인 한남은 고급 주거지와 달동네가 공존하고,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과 성 소수자가 이웃을 하며, 젊은 예술가와 이색적인 문화 창업가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인문 코드를 소장한 곳"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곳을 단순히 재개발이라는, 산업·경제적 가치로만 보지 않고 풍성한 인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은 대부분 우사단길에 작업실과 공방 등을 두고 있다. 옻칠과 타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홍성용 작가는 '안녕, 한남'이라는 전시와 동명의 타이틀로 옻칠 작업한 토르소 설치와 그 설치 벽면을 '한남' 관련 단어와 문구로 채우는 글씨 드로잉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식물 작업을 하는 플로리스트 겸 설치작가 김주암의 '공중정원'은 전시장 1, 2층을 관통해 보리수나무를 공중에 띄우는 작업을 통해 부유하듯 이곳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공중정원처럼 살아가는 재개발 지역민들의 삶을 그려냈다.
달동네로 별칭되는 한남3구역을 구석구석 다니며 주민들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높은 한남'을 만든 영상작가 하이앤로우(윤유경 권효진)의 작품도 상영중이다.
뒷골목에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을 아주 가느다랗게 잘라 실로 만들어 손뜨개질로 아름다운 목련꽃을 만든 이수지 작가의 작품도 재개발 지역의 명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콘서트 연출가인 우지혜 작가는 우사단 사람과 공간을 기록해 온 사진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무게감을 보이는 작가는 40여년간 끊임없이 작업해 온 중견작가 최인호.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인 한남동 756-7번지 갤러리아쉬랩에서 2014년부터 4년간 거주하며 이곳을 모티브로 왕성한 작업을 해온 작가이다. '이태원 엘레지'의 제목으로 연작을 400여점 발표했으며 이번 전시회에도 그 연작 중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이외 최 우, 강인종, 임도빈, 지영, 이석연, 박새로미, 김유정, 정보석 작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아트앤컴과 갤러리아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문화 예술 기록물을 확보해가면서 전시, 공연, 인문 강좌 및 출판 등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침으로써 주민과 예술가가 주도하는 지역 역사기록의 중요한 자산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