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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허문회 감독의 시선에는 변화가 있었다. 웨이버 공시, 프런트의 역할 등 잔여경기 일정을 앞두고 '작심발언 릴레이'를 펼쳤던 그는 최근 댄 스트레일리의 등판 일정이나 향후 선수단 구성 등에 대해 '프런트와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자신의 발언이 외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고, 스스로 손을 내미는 모양새였다. 타 팀 지도자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 발언들이 곡해되면서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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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의 미숙한 언론 대응은 수 차례 지적된 부분이다. 평소 자신의 야구관이나 플랜을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는 스타일이지만, 그 표현방식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수 차례 논란을 겪을 때마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시즌 중 현장 총사령관이자 구단의 얼굴이자 입이 돼야 할 사령탑이 오해의 소지를 제공할 만한 발언을 시즌 내내 이어간 것은 '초보 딱지'만으로 용납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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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롯데의 모습은 KBO리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현장-프런트 갈등이라는 게 야구계의 시선. 다른 구단도 매 시즌 현장-프런트 간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지만, 롯데처럼 이렇게 갈등이 표면에 드러나 장기화된 케이스가 드물기 때문이다. 감독, 단장이 실제로 충돌하는 경우에도 물밑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게 대부분이다. 설령 갈등이 드러나더라도 이구동성으로 고개를 젓고 손을 맞잡는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맛본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나도 우리팀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단장님과 싸우기도 하고 서로 방향에 대한 생각을 맞춰간다"고 말한 부분에 일반적인 풍경이다. 결국 올 시즌 롯데가 보여준 일련의 모습은 조직관리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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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기 전 면접 과정에서 구단의 철학과 비전에 맞춘 팀 운영 계획을 제시해 이 자리에 올랐다. 성 단장은 허 감독 선임 후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영입은 허 감독"이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불과 1년 전 자신들의 말을 곱씹어 보고, 서로 접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롯데와 똑같이 3년 계약을 맺은 운명공동체인 이들이 서로를 외면한다면 남는 길은 공멸 뿐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허 감독이나 성 단장의 눈길 모두 2년차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이들이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터놓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 결자해지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