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협상의 달인'이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1)를 잡는데 채 100만달러(약 11억원)도 쓰지 않았다.
키움은 지난 2일 요키시와 연봉, 인센티브를 합쳐 총액 90만달러에 2021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키움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한 요키시는 첫 해 50만달러, 올해 70만달러에 이어 내년에도 20만달러의 몸값 상승폭을 기록하게 됐다.
요키시는 이번 시즌 키움의 1선발이었다. 지난해보다 출전경기수(2019년 30경기, 2020년 27경기), 승수(2019년 13승, 2020년 12승)와 이닝(2019년 181⅓이닝, 2020년 159⅔이닝) 지표는 떨어졌지만, 평균자책점 1위(2.14)를 기록하며 안정된 피칭을 펼쳤다.
요키시는 저비용 고효율의 롤모델이다. 올해 연봉 55만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를 받았는데 팀 내 최다승을 올렸다. 연봉 80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를 받았던 제이크 브리검보다 건강함에서도 앞섰다.
비교 범위를 타 구단까지 확대해도 요키시는 몸값 이상 활약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요키시의 몸값과 같거나 더 많은 돈을 받는 외인인데 효율이 떨어진 선수는 7명나 더 있었다.
선수 몸값 상승은 미국과 일본이 부추긴다. 요키시에게 관심있는 팀이 있었다면 요키시의 몸값은 더 뛸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미국 상황은 좋지 않게 흐르고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도 메이저리그 진입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마이너리그 개막은 불투명하다. 모든 걸 감수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요키시가 마이너리그에서 받을 연봉은 급전직하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조건인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요키시가 몸값 20만달러 상승에 만족한 건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이기도 하다. 요키시의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요키시 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도 한국 생활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역대 계약한 외인들을 살펴보면 키움은 '저비용 고효율' 기조를 계속 지켜왔다. 허승필 매니저가 해외 스카우트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올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제리 샌즈의 경우도 타점왕을 차지했던 2019년 연봉이 50만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많은 돈을 줬을 때도 있었다. 넥센 시절이던 2017년 7월 시즌 중 션 오설리반에게 110만달러를 안겼다. 그러나 오설리반은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 한국야구 적응에 실패했다. 오설리반 외에는 초봉 50만달러를 넘긴 외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