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1시즌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0)의 책임감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는 터커가 2021년 1월 1일을 맞아 여자친구(할리 워터스)에게 결혼 프로포즈를 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여자친구는 자신의 SNS에 터커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미는 사진부터 터커가 준 프로포즈용 반지, 터커와 포옹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터커는 2020시즌 재능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역대 KIA 최고 외인 타자에 등극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창원 NC전에서 구단 외인 타자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트레이시 샌더스(1999년·40홈런-94타점), 브렛 필(2015년·22홈런-101타점), 로저 버나디나(2017년·27홈런-111타점)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30홈런-100타점에는 약간 모자랐다. KIA 국내 타자로 영역을 넓히면 홍현우 양준혁 김상현 최희섭 이범호에 이어 역대 6번째다.
이어 지난해 10월 29일 광주 두산전에선 100득점 고지까지 밟아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구단 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팀을 5강으로 이끌지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달 9일 KIA와 총액 105만달러(연봉 70만달러, 사이닝 보너스 35만달러) 계약서에 사인했다.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2019년 연봉 19만달러에 비하면 268%나 오른 셈. 터커는 올해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5만달러의 조건으로 KIA에서 뛰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터커에게 특별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 전환도 예고됐다. 현재 플로리다 템파에 머물고 있는 터커는 "체력관리와 1루 수비 훈련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주전 우익수로 뛰었던 터커의 포지션 변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예고됐다. 중견수에 몰려있는 핵심자원(최원준 이창진 김호령)의 재배치 때문이다. 이들을 동시에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터커에게 1루를 맡기자는 것이 골자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터커는 조계현 KIA 단장과의 면담에서 1루수 전환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조 단장은 "터커가 대학과 마이너리그 시절 1루수도 봤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터커가 1루수로 자리를 옮길 경우 또 다시 '커리어 하이'에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체력적인 면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야수는 아무래도 활동범위가 넓을 수밖에 없다. 원래 발이 느렸고, 벌크업을 통해 스피드가 더 느려진 터커가 수비에서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1루수로 전환할 경우 타선의 집중력과 폭발력에 힘을 더 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강한 2번의 모습을 보였지만, 2021년에는 중심타선에서 방망이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1루수 전환은 나은 선택이 될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