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포항 이수빈은 올해 20세다. U-14, U-17 대표팀을 거친 포항 최고 유망주 중 하나다.
포철중-포철고 출신으로 고교 졸업 직후 2019년 포항에 입단했다. 센세이셔널했다.
3라운드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했다. 데뷔전은 훌륭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어린 선수답지 않았다. 빌드업의 시작점이었다. 좋은 센스와 패싱력으로 좌우 패스가 군더더기 없었다. 이후 대구 FC와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 매우 훌륭했다.
8월4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중거리슛으로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고, 내친 김에 어시스트까지 올렸다. 하지만, 프로는 녹록치 않았다.
피지컬과 경험, 그리고 안정성에서 2% 부족했다.
지난해 전북에 임대됐다. 포항이 최영준을 임대 형식으로 데려오는 형식이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전북에서 이수빈은 입지가 현격히 좁아졌다. 지난 시즌 4경기 출전이 그쳤다.
그는 다시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포항으로 돌아온 이수빈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북에서는 출전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그는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보고 배우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한동안 많이 뛰지 못하면서 고민도 많이 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운동도 많이 한 시즌이었다"고 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좋은 활동력을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 수비 위치선정이나 타이밍에 혼란한 모습이 있지만,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부분"이라고 높은 평가를 했다.
이수빈은 "패스나 킥에 자신감이 있다. 그런 장점을 극대화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몸싸움, 수비적 부분에서 문제점도 많다. 보완해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강점과 보완할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다.
친정팀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치열한 경쟁은 남아있다. 최영준은 전북으로 떠났다. 하지만, 지난 시즌 괄목성장한 이승모가 있고, 울산에서 영입되는 신진호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이수빈은 젊다. 발전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의지와 노력도 충만하다.
지난 시즌 포항은 송민규가 대단한 성장을 이뤄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수빈도 충분히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다. 과연 올 시즌 송민규의 돌풍을 이수빈이 이을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