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9년 만의 연봉조정신청 선수, 주인공은 KT위즈 불펜 에이스 주 권(26)이었다.
주 권은 조정신청 마감일인 11일 구단을 통해 KBO에 연봉조정 신청을 접수했다. 조정신청은 2012년 LG 트윈스 이대형 이후 9년 만, 조정 심판까지 갈 경우 2011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이후 10년 만이다. 이대형은 조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취소한 바 있다. 이대형을 끝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조정신청은 단 한건도 없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조정심판이 이뤄진 건 총 20차례. 결과는 19승1패로 구단의 압승이었다. 선수요구액이 받아들여진 것은 2002년 LG 트윈스 유지현(현 트윈스 감독)이 유일무이 했다.
지난 8시즌 동안 단 한건도 없었던 연봉조정 신청. 그만큼 선수가 이길 확률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어떨까. 여러가지 측면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신청 취소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는 선수 측과 "연봉 고과시스템의 객관적 산출 결과"라는 구단 양 측 입장이 분명하다. 선수 측 2억5000만 원과 구단 측 2억2000만 원을 수정할 계획도 없다.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시대가 변했다.
우선, 선수와 구단 간 얼굴 붉힐 일이 없다. 협상이 막히자 양 측 모두 '쿨하게' 연봉조정 신청을 택했다. 선수 출신 이숭용 단장은 "주 권의 정당한 권리"라며 선수의 선택을 존중했다.
구단 측에 유리했던 역대 조정 결과도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선수 개인의 성적과 팀 공헌도만 따지면 불리할 게 없는 상황이다.
주 권의 올 시즌 홀드왕이다. 절반이 넘는 77경기에서 70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31홀드에 2.7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보이는 성적 뿐 아니라 실질적 내용도 좋았다. 마무리 이대은이 흔들리며 김재윤으로 교체되는 과정 속에서 KT 불펜의 버팀목이었다. 가장 터프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숱한 위기를 극복해 냈다.
김재윤 대리인인 엠브이피스포츠 강우준 대표는 "등판의 특이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연투는 물론 동점이나 역전주자가 나가있는 터프 상황에서 무려 11차례나 등판했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리그 불펜 투수 통틀어 최다다. 이어 "좌타자에 강한 특성 때문에 손아섭 김현수 페르난데스 김재환 등 상대팀 대표 좌타자들이 배치된 1번~5번 타순에 집중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주 권은 좌타자에게 더 강했다. 두배 가까이 더 많이 상대한 좌타자 상대 타율 0.199, 우타자 상대로는 0.247이었다. 두산 김재환 페르난데스 정수빈, 삼성 구자욱 오재일, 한화 정은원, LG 김현수 라모스 박용택, NC 나성범 등에게 강했다.
이처럼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주 권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수입 감소 등 전반적으로 악화된 구단 재정 상황이 심판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로선 선수나 구단의 일방적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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