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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지난해 7월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허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2군행을 자청했다. 마음을 추스르고 무너진 타격 밸런스를 되찾겠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민병헌은 55경기 타율 2할4푼2리,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34였다.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민병헌은 당시를 돌아보며 역시 "머리 때문에 2군에 가겠다고 한 게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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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의견은 갈렸다. 재정비를 위해 2군행을 자청한 선수의 의견을 받아주는 것도 운영의 묘였다는 시각과 더불어, 이를 계기로 롯데가 지난해 육성했던 퓨처스(2군) 자원 활용 기회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 구단 안팎에선 허 감독이 주장직을 맡은 민병헌이 1군 선수단에서 갖는 무게감, 부진을 이유로 주장 선수를 2군으로 내렸을 때 나머지 1군 선수에 줄 수 있는 영향 등을 고려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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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2019년 후반기 주장직을 맡은 뒤 출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올 한 해는 표정부터 경기에 임하는 태도까지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묻어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항상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기 위해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6월 10일 부산 KT 위즈전을 마친 뒤엔 늑골 염좌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됐지만, 불과 이틀 만인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복귀할 정도로 출전에 애착을 보였다. 부진한 시즌을 보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투병 사실을 공개하고 어려움을 토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민병헌은 부진 속에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고, 대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 수술 소식은 더 안타깝게 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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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