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커트 실링,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구설과 약물 스캔들로 얼룩진 메이저리그(MLB)의 영웅들이 또한번 명예의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기회는 한번 뿐이다.
미국야구 명예의전당 측은 27일(한국시각)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헌액에 필요한 75% 이상의 지지를 얻은 선수가 없다고 밝혔다. 명예의 전당이 손님을 받지 않은 것은 2013년 이후 8년만이며, 역대 9번째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베테랑위원회 역시 소집되지 않는다.
득표 1위는 '핏빛 양말의 전설' 커트 실링이었다. 실링은 총 396표 중 285표(71.1%)를 받았다. 명예의전당 입성에 19표가 부족했다. 실링은 결과 발표 직후 "내년엔 내 이름을 빼달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짙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통산 3261이닝, 216승, 3116탈삼진의 이정표(milestone)도 그의 정치적이고 편협한 입방정을 넘어서긴 어려웠다. 매년 득표율이 오르긴 했지만, 그간 쌓인 무슬림, 성소수자, 트렌스젠더들을 향한 폭언에 올해 '국회의사당 습격' 지지 발언이 더해진 만큼 내년 입성도 어려워보인다. 올해 투표는 해당 발언보다 먼저 이뤄졌고, 명예의전당에는 '실링에게 던진 내 표를 취소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랐다
'약물 스캔들' 투타의 축인 본즈와 클레멘스 역시 예상대로 입성하지 못했다. 본즈는 248표(61.8%), 클레멘스는 247표(61.6%)에 그쳤다. MLB 역사상 투타 최고의 기록을 남긴 두 선수 역시 아직 1번 더 기회가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입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밖에 가정 폭력 논란에 휘말린 오마르 비즈켈은 197표(49.1%)를 받아 보기드물게 지난해(52.6%)보다 투표율이 떨어진 선수가 됐다.
메이저리거들은 은퇴 후 6년차부터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며, BBWAA의 투표에서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정식으로 입성할 수 있다. 재도전 기회는 처음 후보에 오른 이래 총 10번이며, 후보로 생존하려면 매 투표마다 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야한다.
올해 처음 후보에 오른 선수들 중에는 마크 벌리가 44표(11.05)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토리 헌터(9.5%)와 팀 허드슨(5.2%)까지 총 3명이 생존했다. 아라미스 라미레스(1.0%) 라트로이 호킨스(0.5%) 배리 지토(0.2%)를 비롯해 단 한표도 받지 못한 A.J.버넷, 마이클 커다이어, 댄 해런, 닉 스위셔, 셰인 빅토리노는 탈락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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