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즐라탄의 세계에는 인종 차별을 할 곳이 없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인종 차별 논란에 대해 재빠르게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이다.
즐라탄은 27일(한국시각)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AC밀란과 인터밀란의 코파 이탈리아 8강전, 라이벌전에 출격했다. 선제골을 넣으며 AC밀란에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전반전 상대 로멜로 루카쿠와 다툼을 벌였다. 전반 종료 후에도 두 사람의 충돌은 멈추지 않았다. 즐라탄은 후반에도 거친 파울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고, 팀은 루카쿠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골을 허용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문제는 즐라탄이 싸움 당시 루카쿠에게 '부두교' 관련 단어를 사용한 게 중계 화면에 명백히 잡힌 것. 부두교는 서인도제도 노예출신 흑인들의 종교로 최근에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루카쿠에게는 특히 부두라는 단어가 매우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18년 에버튼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당시, 자신이 이적 결정을 내리자 이에 실망한 에버튼 구단주 파르하드 모시리가 '루카쿠는 부두교 메시지를 받아 떠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격분한 루카쿠는 당시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도 했다. 루카쿠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따.
즐라탄도 인종 차별보다는, 맨유 이적 당시 벌어졌던 촌극을 떠올리며 루카쿠에게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한 단어가 인종 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이에 즐라탄은 자신의 SNS를 통해 '즐라탄의 세계에는 인종 차별은 없다. 우리는 모두 같은 종족이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나은 선수들일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