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년간 총액 2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대호의 계약 액수보다 더 큰 관심을 끈 것은 연간 1억원의 인센티브였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조건은 우승. 2년 연속 우승을 하면 인센티브 2억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즉 이대호의 개인 성적이 아닌 팀 성적에 그것도 롯데가 1992년 이후 28년간 못했던 우승을 해야만이 받는다. 이제 한국나이로 마흔살이 된 이대호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계약이었다.
롯데가 낳은 걸출한 KBO리그 스타인 이대호가 2년이란 시한을 잡은 것은 그 이후 계속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와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그가 스스로 은퇴 선언을 하지 않는 한 팀이 재계약을 원할 것이다. 이대호는 "2년 내 우승을 하고 은퇴하고 싶다"라고 했다. 우승만 한다면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롯데라는 팀을 봐야한다. 롯데가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냐를 살펴봐야한다.
롯데는 지난해 71승1무72패로 7위에 머물렀다. 5위 키움 히어로즈(80승1무69패)와 9게임차이였고, 1위 NC 다이노스(83승6무55패)와는 무려 14.5게임이나 뒤졌다.
평균자책점 6위, 타율 5위로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지만 순위는 7위. 뭔가 잘 맞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롯데가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5강에 진입하기 위해선 일단 외국인 원투 펀치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해엔 댄 스트레일리(15승4패)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지만 2선발이었던 샘슨이 부진속에 9승12패에 머물렀다. 올해 영입한 앤더슨 프랑코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소 10승이상을 하면서 2선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여기에 국내 선발진도 중요하다. 최근 우승한 팀을 보면 외국인 투수들에 국내 3,4선발이 좋은 피칭을 해줬다. 지난해 NC를 보면 전반기에 구창모(9승)와 후반기에 송명기(9승)가 좋은 피칭 내용을 선보이면서 중요한 경기를 잡아내며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롯데에선 박세웅이 8승, 서준원이 7승을 거뒀는데 국내 투수 중에서 두자릿수 승리가 나와줘야 한다. NC처럼 젊은 유망주에서 튀어나오는 샛별도 필요하다.
마무리 김원중이 한층 더 안정감을 보여야 한다. 지난해 5승4패 25세이블를 거뒀는데 블론세이브가 8개로 10개구단 마무리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세이브왕 키움 조상우는 3개, 삼성 오승환은 4개였다. 한국시리즈같은 부담이 큰 경기에서 경기를 끝내기 위해선 블론세이브를 줄여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
타선도 조금 부족했다. 팀타율 2할7푼6리로 6위, 득점도 750점으로 6위였다. 홈런은 131개로 5위. OPS 0.761로 6위였다. 전체적으로 중간 정도는 했다. 당연히 우승으로 가기엔 부족하다. 지난해 1위 NC를 보면 OPS가 무려 0.828이었다. 장타율은 팀 홈런 1위팀답게 0.462로 1위 였는데 출루율도 0.366으로 1위였다. 득점권 타율의 경우 2할8푼3리로 6위였는데 1위인 NC의 3할2푼8리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득점권 타석은 1646타석으로 전체 4위로 NC(1644타석)와 비슷했지만 타점은 653타점의 NC에 크게 뒤지는 569타점이었다. 즉 찬스에서 득점을 만드는 것이 부족했다.
지난해 성장한 한동희가 좀 더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부진했던 안치홍이 부활한다면 더할나위 없다. 민병헌이 빠진 상황이기에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마이너스 요인인데 이를 어떻게 메워나가느냐도 숙제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갈등도 재현돼선 안되는 모습이다. 지난해엔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불협화음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경기가 아닌 둘의 자존심 싸움이 롯데 관전의 키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프런트와 선수단이 삐걱거린 팀에서 우승을 한 경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대호가 2년 계약을 하면서 롯데엔 우승이라는 지상과제가 생겼다. 보완해야할 부분은 많다. 하지만 이번 이대호의 계약은 롯데 선수단과 프런트를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나된 팀이 보여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2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 올해가 안된다면 내년에라도 하기 위해 우승 전력을 만들어가야 하는 롯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