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31)의 2021년 출발은 제주도에서 이뤄졌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동행했다. 한화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장민재, 김진영(28·한화), 이태양(31·SK 와이번스) 등과 제주도에서 2주 동안 캐치볼, 가벼운 투구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
장민재와 류현진의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 시절부터 이어진 두 선수의 두터운 친분은 야구계에 정평이 나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멀리 떨어지게 됐지만, 류현진은 매년 새 시즌 준비 시점에서 장민재와 함께 몸을 만들어왔다.
장민재는 1일 스프링캠프지인 거제 한화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운동 잘하고, 잘 먹고, 잘 마치고 돌아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류)현진이형이 기술적인 부분을 지적하기보다,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알려줬다"며 "캐치볼을 하면서 공을 던지는 법이나, '어떤 상황에서는 이렇게 던져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코어, 체력 운동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돌아봤다.
2020년 장민재는 무너진 한화 마운드에서 정우람과 함께 베테랑의 역할을 다했다. 선발-불펜을 종횡무진하면서 거둔 성적은 2승7패, 평균자책점 6.75. 앞선 두 시즌 승수를 쌓아가며 선발진의 한축 노릇을 했던 모습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하지만 장민재는 아쉬움이 아닌 기대를 노래했다. 그는 "감독님이 첫 미팅 때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 실수가 두려워 우물쭈물하는 것과 도전했다가 실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감독님은 '두려움에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용납이 안 된다'고 하셨다"며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장민재는 "개인적으로 선발 욕심이 많다. 앞서 선발 역할을 해봤고, 풀타임 시즌도 경험했다"며 "캠프에서 경쟁을 해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1군에서 많은 경험,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 위기 상황 때 슬기롭게 넘어가는 부분을 감독님, 코치님께 어필하고 싶다. 나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보니, 타자를 윽박지르기보다 미세하게 타자들을 흔들 수 있는 능력도 어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제 장민재의 이름 앞에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리빌딩에 앞서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떠난 한화의 젊은 마운드에서 장민재는 중심을 지켜야 할 선수다. 때문에 책임감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장민재는 "예전엔 형들에게 의존했지만, 이제 그럴 위치가 아니다. 한화에 오래 몸담아왔고, 고참이 됐다"며 "개인적인 활약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을 끌어가며 팀 성적도 내야 한다. 책임감이 엄청 커졌다. 올해는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다 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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