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나도 김애나가 더 올라서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인천 신한은행의 김애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에 뽑혀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지만, 치료와 재활을 잘 마치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린 아산 우리은행전이 신호탄이었다. 팀은 박혜진에게 극적인 버저비터를 허용하며 1점차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애나는 22분47초를 뛰며 혼자 19득점을 기록했다. 팬들은 이날 경기를 WKBL 최고 스타 박혜진(우리은행)과 김애나의 '쇼다운'으로 지켜봤다.
득점력 뿐 아니라 남자 선수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스텝과 드리블로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온 선수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한 개인기를 갖추고 있었다. 외곽 원핸드 슈팅도 남자 선수가 던지듯 힘이 넘친다.
김애나는 그 경기 이후 정상일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4일 부산 BNK전에서도 1쿼터에 교체로 나와 3점 2방을 성공시켰다. 2쿼터에는 정 감독이 나머지 4명 선수를 모두 사이드에 배치시키고 톱에서 상대 가드 김시온과 1대1 공격을 하는 패턴도 지시했다. 차원이 다른 드리블로 김시온의 수비를 쉽게 제쳤지만, 마지막 레이업슛 밸런스가 좋지 못해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인상적이었다. 팀의 간판 김단비는 김애나에 대해 "드리블 치는 것만 봐도 신기하다. 템포가 미국 그 자체다. 우리도 보고 배울 게 많은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그렇다면 정 감독은 새로운 '핫스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일부 한국 지도자들은 개인기 위주의 미국식 농구를 싫어하기도 한다. 정 감독은 "여자농구 선수가 부족하다. 또 매번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욕심 같아서는 이런 선수가 튀어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재밌어진다. 나도 김애나가 더 올라서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조심스럽다고 했다. 정 감독은 "내가 자칫 욕심을 냈다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플레이 스타일 문제가 아니다. 무릎 걱정이다. 정 감독이 신한은행에 온 후 벌써 3명의 선수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정 감독은 "내 욕심 채우자고 무리하게 뛰게 하다 탈이 나면 안되다. 선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20분 이상 뛰기 힘들다. 2쿼터 레이업슛을 놓친 것도 그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대치가 크고, 성장시킬 계획을 세워놨다. 정 감독은 "비시즌 동료들과 연습을 못하고, 시즌 막판 맞춰가는 과정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그래서 6라운드 경기에서 팀 조직력을 더 맞춰야 한다. 김애나는 15~20분 정도를 계속 뛰게 할 생각이다. 김애나 때문이라도 나머지 경기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김애나가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 비밀 병기가 될 수 있을까.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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