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T 위즈가 새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32)에 거는 기대치는 사실 '전임 타자'와 같을 수 없지만, 중심타자로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알몬테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출신이라 아시아 야구에 익숙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외야 수비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방망이 실력만 괜찮다면 문제될 건 없다.
그런데 알몬테의 타순을 딱 고정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4번 강백호의 앞이냐 뒤냐의 문제다. 알몬테를 3번과 5번에 배치할 때 각각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 앞이냐 뒤냐다. 유한준이 5번에서 좋으면 (알몬테가 3번으로)괜찮은데, 빠질 경우엔 5번이 헐거워질 수 있다. 5번은 타점을 올리는 자리다"면서 "기록상 알몬테가 정확성이 좋으니까 3번, 5번 다 생각중"이라고 밝혔다.
알몬테의 정확한 타격이 출루와 타점이 중요 역할인 중심타선에 모두 어울린다는 뜻이다.
알몬테는 주니치에서 3시즌을 뛰었다. 첫 해인 2018년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1리, 15홈런, 77타점을 올렸다. 2019년 49경기에서 7홈런, 25타점, 지난 시즌에는 62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9홈런, 29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허벅지 부상 탓이었다. 건강하다면 타율 3할을 보장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감독은 "치는 것을 보니 괜찮을 것 같다. 정확성이 있다. 홈런보다는 타점을 많이 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월 22일 입국해 자가격리를 마치고 지난 6일 부산 기장 캠프에 합류한 알몬테는 연습 타격에서 호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이숭용 KT 단장도 알몬테 영입 당시 "컨택트 능력과 공을 보는 자세가 좋다. 특히 타격에 대해서는 (이번 겨울)미국에서 같이 훈련한 로하스가 자기보다 낫다고 했다"며 "일본서 3년을 활동한 만큼 검증된 스위치 히터라고 본다. 득점권 타율도 좋다"고 호평했다.
타율 3할을 칠 정도의 정확성을 갖춘 타자라면 KT에서는 3번이 어울린다. 알몬테가 3번서 출루와 타점 능력을 발휘하고, 4번 강백호와 5번 유한준이 또다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타순과 외야 수비위치가 연관돼 있어 고민이 생긴다.
KT의 외야 기본 배치는 좌익수 조용호, 중견수 배정대, 우익수 유한준이다. 알몬테는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명타자가 1번 옵션이다.
문제는 매일 수비를 할 수 없는 유한준이 쉬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다. 알몬테가 수비를 나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문상철 또는 김민혁이 선발 외야수로 출전해야 하는데, 이 경우 타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장거리포 황재균은 올시즌에도 2번을 맡아야 하니, 5번에서 해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땅한 자원이 없다. 알몬테를 5번에 두자니, 3번이 느슨해지는 느낌이다.
결국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여러 카드를 시험해 상황에 따른 최적의 라인업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알몬테가 진짜 실력있는 타자라면, 타순은 고민거리도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