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다."
모래 위 냉정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21년 첫 장사에 등극한 허선행(22·영암군민속씨름단)이 연신 눈물을 훌쩍였다.
허선행은 11일 경남 합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 이하) 결정전(5전3승제)에서 문준석(수원시청)을 3대2로 물리쳤다. 2019년 11월 천하장사대회에서 생애 첫 태백장사에 올랐던 허선행은 15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로 장사 꽃가마를 탔다.
경기 뒤 허선행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는 "행복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해서 눈물이 난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
허선행은 데뷔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학시절 일찌감치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허선행은 대학을 중퇴하고 실업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루키 시즌 천하장사씨름대축제에서 태백장사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했다. 2000년대 최연소 태백장사 기록을 작성했다. 여기에 준수한 외모로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씨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씨름돌(씨름+아이돌)' 수식어를 얻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허선행은 지난해 허리, 어깨 등 부상으로 한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허선행은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몸이 좋지 않았다. 주위에서 '허선행은 이제 더 이상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자신감이 떨어졌다. 나 스스로 어두워졌다. '아닌척'하고 다녔지만, 정말 너무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다"며 훌쩍였다.
바닥까지 떨어진 허선행.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은 김기태 영암군민속씨름단 감독이었다. 허선행은 "감독님께서 나를 좋게 봐주셨다. 내게 '태백장사 만들어주겠다'고 하셨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을 했다. 그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선행은 새 소속으로 나선 첫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는 장사 결정전 마지막 판에서 문준석의 빗장걸이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문준석의 왼쪽 무릎이 먼저 지면에 닿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선행이 올해 첫 정상에 올랐다.
허선행은 "패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 VAR을 신청하셨다. 내가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알쏭달쏭했다. 이번 대회는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이제 시작이다. 목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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