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코로나19 덕분에?'
최근 한국농구연맹(KBL)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영입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SK 한 곳만 제외하고 9개팀이 교체-추가 영입 카드를 활용했다. 올시즌 들어 지금까지 기존 용병에서 교체한 선수가 10명, 추가 영입 1명으로 종전 시즌과 비슷하다.
예상을 뛰어넘는 현상이다. 당초 농구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비자발급, 자가격리 등으로 불편한 게 많아 시즌 중 교체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급'까지 높아졌다. 예년같으면 한국 리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고급 선수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 외국인 선수 영입 발표가 날 때마다 "어? 저 선수는 한국에 올 선수가 아닌데"라는 주변 반응이 회자되기 일쑤다.
KBL의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은 2명 합산 70만달러다. 보통 1번옵션 선수의 연봉은 40만∼45만달러에 형성된다. 플레이오프 시 추가 인센티브로 연봉을 보전해 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구단들이 코로나19 경제난으로 인해 지출을 줄이는 추세인데다, 조건{플레이오프)이 걸려있다.
중국리그의 용병 1명 시장가격이 80만∼1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시장은 대단히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뒷돈' 의혹을 갖다 붙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코로나19의 역설'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 각 구단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준높은 선수들을 싸게 영입하는데 수월해졌다"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가격이 낮아졌다기보다 갈 곳이 크게 줄어들었단다. 보통 미국프로농구(NBA)나 하위 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유럽, 중국리그 등으로 진출한다.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들 국가는 기피지역이 됐다. 반면 한국은 'K-방역' 성공사례로 해외 언론에 소개된 데다 리그에서의 방역 관리 체계가 잘 갖춰진 곳으로 '안전' 이미지가 높아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 선수들 얘기를 들어 보면 유럽은 코로나19 공포가 만연해 있고, 중국은 코로나19 발생국인 데다 보건 환경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다고 한다"면서 "하루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미국에서 허송세월하느니, 돈은 좀 적게 벌더라도 안전한 한국에서 경기력 유지하며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 전자랜드가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교체의 초강수를 단행하면서 영입한 조나단 모틀리와 데본 스캇, 원주 DB의 교체 용병 얀테 메이튼, 전주 KCC의 추가 용병 디제이 존슨 등이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심지어 KBL 리그 베테랑 애런 헤인즈가 테스트를 받고 싶다며 한국에 다시 들어왔고 다른 A구단은 2번째 대체선수 영입에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G리그가 지난 11일 개막하면서 '미취업자'들은 더 다급해지고 있는상황. 결국 코로나19가 외국인 선수의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NBA를 경험한 모틀리나 스캇 모두 무직 신세였기에 접촉이 가능했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덕분에 용병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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