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팔이 멈추라고 외쳤다. 시즌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했을 것이다."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투수에게 팔꿈치 부상은 고질병이다.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디넬슨 라멧(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예외가 아니다.
라멧은 지난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마이크 클레빈저가 빠진 샌디에이고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12경기에 선발등판, 69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09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면 사이영상 수상도 노릴 만했다.
하지만 라멧은 지난해 9월 2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정규시즌 경기를 끝으로 시즌아웃됐다. 팔꿈치 통증이 원인이었다.
라멧은 21일(한국시각)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포스트시즌에 뛰고 싶었다. 하지만 내 팔이 멈추라고 외쳤다"면서 "덕분에 더 심각한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한폭탄' 같은 상태임을 인정한 셈이다.
라멧은 "의사들은 내게 '인대가 손상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계속 던질 경우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더 나빠지기 전에 시즌을 마쳐야했다"고 인정했다.
라멧을 잃은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2승1패로 꺾고 1998년 이후 22년만의 첫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달성했지만, 이어진 디비전 시리즈(NLDS)에서 LA 다저스에 0승3패로 스윕당했다. 다저스는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품에 안았다.
매체에 따르면 라멧은 아직 정상적인 피칭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라멧의 주무기는 팔꿈치에 무리를 주는 '하드 슬라이더'다. 이는 지난해 스탯캐스트 기준 메이저리그(ML) 구종 가치 1위였다. 라멧이 직구와 슬라이더 2구종만으로도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이유다. 하지만 라멧은 이미 2018년 한 차례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올겨울 샌디에이고는 역대급 투자에 나섰다. 트레이드를 통해 다르빗슈 유와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고, 간판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는 14년간 총액 3억 4000만 달러(약 3754억원)에 달하는 연장계약을 맺었다. 타티스 주니어-매니 마차도-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내야를 이미 구축했음에도 김하성까지 추가로 영입,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다저스 역시 트레버 바우어를 영입하며 2연패를 진지하게 노리고 있는 상황. 클레빈저는 2022년에나 복귀한다. 샌디에이고로선 라멧이 이탈할 경우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라멧은 "내 몸상태는 100%인 것 같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다. 시즌 준비도 잘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라멧을 지켜보는 시선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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