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등 국내에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외국계 완성차업체 3사가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벤츠와 BMW보다 판매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판매 상위 5개 브랜드에 수입차가 2개나 포함되면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1월 국내 승용차 판매는 11만9590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0% 늘었다. 이 중 국내 완성차 5개사가 9만7368대, 수입차 브랜드가 2만2222대로 각각 19.7%와 27.4%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만7059대와 3만7045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70.4%를 차지했다.
벤츠와 BMW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차를 제치고 현대차와 기아 다음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벤츠는 5918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에서 4.9%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7.8% 늘었다. 벤츠는 작년 10월 출시한 E클래스의 10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실적을 견인하며 E250(1205대)과 E350 4MATIC(802대)이 수입차 최다판매 모델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BMW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BMW는 지난달 5717대(4.8%)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1.1%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한 뉴 5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BMW는 총 3개 모델이 수입차 최다판매 10위 안에 포함됐다. BMW 모델 중에서는 520이 622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530이 413대, 320이 369대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신차 출시가 적었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업체 3사는 올해 초부터 부진한 판매 실적을 보이며 수입차 브랜드에게 밀려났다.
지난달 쌍용자동차는 5648대(4.7%)를 판매하며 국내 승용차 판매 5위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이 5162대(4.3%)로 6위, 르노삼성이 3534대(3.0%)로 7위였다.
그나마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실적이 증가한 것이 위안거리다. 쌍용자동차는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음에도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가 실적을 견인했고, 한국지엠은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내수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있기 전보다 더 판매가 감소하며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지난해 이들 3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만 해도 쌍용차는 927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와 기아 다음으로 승용차 판매가 많았고, 벤츠(7186대) 4위, 르노삼성(6914대) 5위, 한국GM(5609대)이 6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벤츠가 9546대를 판매하며 3위를 차지하면서 쌍용차(8449대)가 4위로 밀려났고, 한국GM(7989대)이 5위, 르노삼성(7744대)이 6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완성차업체 3사의 판매 부진에 대해 신모델이 부족한데다 한국 시장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겹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부분은 외국계 3사는 당분간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판매 부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QM6 부분변경 모델과 XM3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기대할 만한 신차가 없다. 한국지엠은 전기차인 볼트 EUV와 대형 스표츠유틸리티차(SUV) 타호 등을 미국에서 수입해 선보일 예정이지만, 대량 판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12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쌍용자동차는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협력사의 납품 거부가 장기화되면서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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