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숀 롱, 허 훈의 엄청났던 대결.
숨막히는 승부였다. 부산 KT의 간판 스타 허 훈이 대단한 경기를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울산 현대모비스와 숀 롱이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99대96으로 신승을 거뒀다. 선두 전주 KCC를 3경기 차로 추격하던 현대모비스에게는 천금의 승리. 이제 승차가 2.5경기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갈 길 바쁜 KT는 너무 뼈아픈 패배였다. 19승19패로 6위에 그치고 있었는데, 이제 5할 승률 벽도 개지고 말았다. 7위 서울 삼성에게 2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일정의 첫 경기. 순위 싸움 외에도 양팀 에이스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렸다. 현대모비스의 핵심은 외국인 선수 롱이었다. 롱은 KT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앞서 열린 3, 4라운드 맞대결에서 숀 롱은 37득점, 43득점을 연달아 기록했다.
반대로 KT는 에이스 허 훈을 잃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국가대표로 뽑힌 허 훈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면, 자가 격리로 인해 이 경기에 뛸 수 없었다. 하지만 A매치가 코로나19 문제로 취소되며 허 훈이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양 선수는 피튀기는 대결을 펼쳤다. 시작은 허 훈과 KT가 좋았다. 숀 롱이 1쿼터에만 혼자 4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부진했다. 기가 산 KT는 허 훈이 능수능란하게 속공을 전개하며 손쉽게 득점을 쌓았다. 허 훈은 전반에만 21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롱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쿼터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롱은 3쿼터 3점슛 3개 포함, 혼자 11점을 더했다. 허 훈이 3쿼터 2득점 1어시스트에 그치는 사이 롱이 폭발한 현대모비스가 경기를 뒤집었다.
4쿼터 마지막 승부처. 허 훈이 다시 살아나며 경기가 접전으로 흘렀다. 롱은 자신이 득점에 집중하기 보다는 김민구 등 동료들과의 콤비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팀 승부는 마지막까지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었다. 현대모비스의 97-96 리드. 마지막 남은 시간은 26초. KT는 작전타임 후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역시 선택은 허 훈이었다. 허 훈이 과감하게 골밑 돌파를 시도했다. 롱과의 접촉이 있었다. 하지만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허 훈과 KT 벤치는 흥분하며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롱 29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허 훈 32득점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 기록에서는 허 훈이 이겼다. 롱의 경우 직전 경기보다 득점도 부족했고, 실책도 7개나 저질렀다. 하지만 팀이 이겼기에 롱의 활약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