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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는 지난 6일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전체 임직원에게 발송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력한 직원들이 있었기에 회사가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만큼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철저하게 비공개인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341억원, 영업이익 1조2153억원을 올렸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직전 연도인 2019년보다 각각 21.8%, 5.2%가 증가했다. 네이버는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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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불통 상황이다. 그동안 네이버가 조직원 간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 네이버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최대 실적 성과의 주원인으로 직원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돌린 것을 두고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달 초 네이버가 한성숙 대표를 비롯해 임원 90명에게 총 35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지급, 임직원들만 성과급 잔치를 벌인 듯 비친 것도 노사 갈등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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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주장대로라면 성과급 갈등 해결은 쉬운 문제다. 설명했던 성과급 기준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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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노조는 사측이 성과급 관련 사안에는 해명하지 않고 노조의 이메일 발송을 문제 삼으며 이를 회수할 것까지 요구했던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메일 회수 여부 요구는 성과급 관련 내용과 상관없는 내용"이라며 "단체 협약을 통해 노조 홍보 활동은 사내 인트라넷과 합의한 공간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반복적으로 업무 외적으로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는 임원들에게 지급된 자사주는 성과급의 일부인 만큼 임직원만의 성과급 잔치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성과급의 일부가 주식으로 지급된 것으로 추가 상여를 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성과급 갈등이 인재 유출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IT 업종 특성상 워라밸과 업무 성과의 공을 확실히 하려는 젊은 인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IT업계의 경쟁력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승진을 중시하는 기존 세대와 달리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중요시 여기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비대면 서비스 확산에 따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업경쟁력 확대를 위해 포털과 게임 등 IT 업종에 종사하는 개발자를 대상으로 높은 몸값을 제시하며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성과급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향후 기업경쟁력 가치의 재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일단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을 최대한 빨리 봉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가 25일 진행되는 간담회에 직접 나선다. 당초 예정됐던 간담회는 성과급 관련 질의응답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컴패니언데이' 행사로 변경했다. 컴패니언데이는 경영 리더(임원)와 전사 직원이 만나 소통하는 사내 간담회다.
네이버는 "성과급 관련 간담회를 앞두고 사전 질문을 받은 결과 회사의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등 예상보다 훨씬 내용이 광범위했다"며 "코로나19 시대 임직원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경영진이 참석,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 체계 등을 다양한 내용을 전사 직원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