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기성용(31) 성폭력 의혹 논란이 시즌 초반 소속구단 FC 서울을 흔들고 있다.
서울은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에서 0대2로 패했다.
이날은 '기승전성용'이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기성용에게 온 관심이 집중됐다.
성폭력 의혹을 받는 와중 당당히 선발출전한 기성용은 오른 허벅지 부상이 의심돼 벤치로 물러난 전반 36분까지 중원에서 경기 조율을 담당했다. '국대'시절 기성용이 보여주던 플레이다.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상대로 기성용이 활약한 전반 30분대까지 경기를 주도하다시피 했다. 경기 시작부터 30분까지 점유율 57대43(%)으로 앞섰다. 전북은 기성용이 빠진 뒤인 40분에야 첫 슈팅을 쏠 정도로 고전했다.
주장 기성용은 출전한 36분 동안 경기당 1회에 가까운 33차례 패스를 기록했다. 같은시간(0~36분) 경기장에서 뛴 어느 선수보다 많은 패스 숫자다. 놀랍게도 패스 성공률은 100%에 달했다. 그 중엔 장거리 택배도 2개 포함됐다.
적장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 택배 배달이 빨리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성용 컨디션은 경기 전부터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부상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전지훈련 때 다친 부위에 '불안하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몸상태를 자가진단한 기성용이 빠르게 교체를 요구하면서 큰 부상은 면했다. 하지만 허벅지가 워낙 예민한 부위라 오는 7일 상암에서 벌어지는 수원 FC와의 홈 개막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출전을 하더라도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성용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서울 지휘봉을 잡아 데뷔전을 패배로 마친 서울 박진섭 감독의 고민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박 감독은 겨우내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중원 조합을 준비했다. 기성용과 오스마르를 더블 볼란치로 세우고 그 앞선에 팔로세비치를 배치하는 삼각 대형을 야심차게 빼들었다.
기성용이 빠지면 전북전에 교체투입한 한찬희 또는 고요한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무게감이 다를 뿐더러, 스타일도 다르다. 한찬희는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선수이고, 고요한은 공수 연결보단 활동량을 주무기로 한다.
기성용 공백은 전북전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성용이 빠진 이후 서서히 전북에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 나상호에게 공이 연결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렇게 후반 31분과 추가시간 3분 김원균 자책골과 바로우의 연속골이 터지며 0대2로 패했다.
기성용 측과 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측은 법정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사건이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선 기성용이 100%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서울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서울은 오는 7일 수원 FC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성남(10일, 원정) 인천(13일, 원정)을 상대로 수도권 3연전을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