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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곳이 없다'…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와 '리콜 비용' 놓고 팽팽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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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행위가 입증된 결과이자, 30여 년 간 수십 조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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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달 24일 현대차가 생산한 코나EV 2만5083대와 아이오닉EV 1314대, 일렉시티 302대 등 총 2만6699대에 대해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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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코나EV의 화재가 잇따르자 BMS를 업데이트하는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대구에서 리콜을 받았던 차량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하자 아예 배터리를 전부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토부는 또 리콜로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 분해 정밀조사 결과, 음극탭 접힘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자발적 리콜 시 원인으로 제시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은 확인됐으나, 재현 실험 결과 현재까지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을 원인으로 하는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의 경우 국토부의 발표대로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남경공장 내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들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는 등 현대차 쪽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앞두고 '악재'…"책임 공방 길어질 수록 고객사 신뢰 잃어"
국토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리콜 비용 1조원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의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품질비용 충당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적자를 본 현대차 역시 비용 최소화 등이 절실한 상황으로, 쉽게 물러서진 않을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IPO를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이 분사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IPO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리콜 충당금을 설정하게 될 경우 영업이익 하락 등으로 IPO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한 전기차 화재의 책임소재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리콜 비용 분담률에 따라 IPO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러나 아직 전기차 화재 원인 규명 등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토부 및 현대차와 함께 리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이슈는 김종현 사장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비율을 최대한 낮춰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적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한다. 책임을 둘러싼 싸움이 길어질 수록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는 측면에서 고객사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김 사장은 1984년 LG생활건강에 입사한 뒤 LG그룹 회장실, LG화학을 거친 '정통 LG맨'이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다. 이후 2013~2018년까지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을 맡았다. 또한 김 사장은 2018년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며 LG화학을 내로라 하는 배터리 기업으로 올려놓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처럼 업계 안팎의 큰 기대 속에서 사령탑에 오른 김종현 사장이 과연 첫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