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자군단에 합류한 오재일(35).
새로운 팀, 새로운 시즌을 향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예년보다 페이스는 더딘 편. 국내 캠프의 날씨 한계 탓이다. 하지만 빠른 페이스가 능사는 아니다.
"시설이 좋아서 몸을 잘 만들고 있습니다. 체력과 근력 위주로 해왔고요. 이제부터 기술적인 훈련에 들어갑니다. 날씨가 추울 때도 있고, 눈도 오고 비도 오고 해서 실전은 조금 더디지만 4월3일 개막까지는 큰 문제 없을 거 같아요."
가이드이자 절친 이원석의 도움으로 한달 간 새 팀 적응도 마쳤다. 무엇보다 착하고 유쾌한 새 동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훈련이 즐겁기만 하다. "대구 오길 잘한 것 같다"며 빙긋 웃는다.
"대부분 선수들과 편하게 친해진 거 같아요. 특히 (구)자욱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먼저 장난을 많이 치더라고요. 다른 선수들은 먼저 장난을 안치는 데 유독 자욱이만 그래요. 저도 장난치는 걸 좋아하거든요.(웃음)"
오재일은 2일 라이브배팅에 참가했다. 오승환 등 주축 투수들의 공에 가볍게 타이밍을 맞춰봤다.
오른쪽 담장 넘어 '우상' 이승엽 선배의 얼굴이 그려진 라이온즈파크. 오재일에게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품은 장소다.
"라팍이요. 아직은 시합도 안하고 배팅 연습만 해봐서 어떻게 다를지는 정확히 모르지만요. 1년을 치러보면 알 수 있겠죠. 아무래도 좋은 기억들이 많았기 때문에 좋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스토브리그 오재일 영입을 주도한 홍준학 단장은 그의 라이브 배팅을 지켜보면서 "오른쪽 외야 이승엽 그림에 닿을 만큼 시원한 홈런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농담 섞인 희망을 이야기 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오재일의 반응. "아, 거기까지는 너~무 멀어요."
이승엽 선배가 방송사 스태프와 라팍을 찾은 날.
수치 목표 발설에 신중한 오재일이 얼떨결에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 말았다. 관중석 너머에서 '(홈런) 몇 개 칠거냐'는 이 위원의 질문에 장난 삼아 자기 가슴에 새겨진 유니폼 번호(44번)를 들어보였다. 이 장면은 삽시간에 전파를 탔다.
"아, 제가 직접 이야기를 드린 건 아니고요. 잘 하라고 얘기해 주신 거 같아요. 44번도 사실 남는 번호였거든요.(웃음)"
오재일이 우상을 향해 대형 홈런을 날릴 수 있을까. 얼떨결에 흘려 던진 44홈런 약속은 지켜낼 수 있을까.
실현 여부를 떠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구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는 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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