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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서울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어주겠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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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공격수 나상호(24)가 개막 두 경기만에 서울 팬뿐 아니라 K리그판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나상호는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에서 전북의 정상급 수비진을 당황케 하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더니 7일 수원FC와의 2라운드에선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팀에 시즌 마수걸이 승을 선물했다.

이슈의 중심에 선 기성용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지만,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경기 최우수선수는 나상호였다. 연맹 평점도 양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8.2점이었다. 연맹은 올해부터 TSG 기술위원회 그룹에서 경기별 평점을 매기고 있다.

특히 이날 후반 6분 득점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상대 자책골로 앞서가던 후반 6분께, 나상호가 기성용의 장거리 패스를 건네받아 침착하게 골로 연결한 장면이다. 대부분 '클래스'가 다른 기성용의 패스에 주목했지만 일부 K리그 관계자들은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가슴으로 안전하게 트래핑한' 나상호의 기술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나상호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끝나고 쉬느라 득점 영상을 많이 보지 않았다"고 웃으며 "(기성용이 패스한)공이 트래핑하기 딱 좋게 도착했다. 내가 잘했다기보단 성용이형 '택배'가 정확했다. 난 숟가락만 얹었다"며 겸손하게 서울 데뷔골 소감을 밝혔다.

기세를 탄 나상호는 후반 34분 단독 드리블 돌파를 통해 3대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좌측면에서 가운데로 파고들며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리고 찬 오른발 슛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나상호는 두번째 득점 장면에 대해 "여유를 갖자는 생각으로 공을 툭툭 치면서 수비수 위치를 확인했다.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다보니 공간이 나왔다. 슈팅한 곳이 내가 평소 좋아하는 위치였다. 가능하면 똑같은 상황을 많이 만들어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후 서울 박진섭 감독은 광주 사령탑이던 2018년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은 나상호에 대해 "여유, 자신감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나상호는 "J리그와 국가대표 경험이 나를 성장시켰다. 처음 일본 무대에 갔을 때 조급한 마음이 컸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단 걸 느낀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2019년 FC도쿄로 이적했지만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성남FC로 임대, 후반기 7골을 폭발하며 부활 가능성을 보인 나상호는 지난해 겨울 서울로 완전이적했다. 서울이 적지 않은 이적료와 연봉을 과감히 투자할 정도로 기대를 거는 자원이다.

나상호는 "(박)주영이형을 포함한 많은 형들이 잘 챙겨줘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욕심을 부릴 때도 있겠지만, 우리팀 선수가 득점할 상황이 오면 지체없이 도움을 줄 것이다. 에이스가 되기보단 원팀의 일원으로 팀 승리를 위해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이전 소속팀인 성남 원정경기를 앞둔 나상호는 "지금 있는 이곳, 서울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며 성공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