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의 엄청난 압박에 포항 스틸러스는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다.
제주와 포항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개막 2연전 성적만 놓고 보면 포항의 분위기가 좋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를 연달아 꺾고 2연승. 반면, 2년 만에 K리그1에 복귀한 제주는 2무에 그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완전히 제주 페이스로 흘렀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제주 남기일 감독은 "오늘 경기는 90분 내내 1선부터 3선까지 우리 형태를 갖추며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제대로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제주는 경기 시작부터 1선의 스리톱 자와다-공민현-이규혁이 미친 듯 전방을 휘저었다. 마치 후반전은 없는 선수들처럼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그러자 포항 수비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기 바빴다.
선취골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엄청난 압박에 의미 없는 패스만 하던 포항에서 패스 실책이 나왔다. 중원에서 공을 가로챈 제주 수비수 정 운이 기다렸다는 듯이 중거리슛을 때렸고,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전혀 대처하지 못하며 골로 연결됐다.
공격 뿐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도 남 감독의 말대로 잘 짜여진 조직력 속에 상대를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 제주가 7개의 슈팅을 때리는 동안 포항은 단 1개의 슈팅만 기록할 수 있었다. 그것도 상대 골문을 전혀 위협하지 못하는 슈팅이었다. 포항 입장에서는 이날 제주가 주전 오승훈 대신 백업 유연수를 주전 골키퍼로 내보낸 점을 이용했어야 했는데, 유연수는 전반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다시피 했다.
후반에는 제주의 압박이 조금 헐거워졌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니 당연한 일. 때문에 포항도 전반과 비교해 나아진 경기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남 감독은 적시적소에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미리 계획해둔 압박 축구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에도 포항이 답답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경기는 1대0 제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제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