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9일 부산 사직구장.
흰색 상하의에 'INCHEON(인천)' 글귀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이 쓴 모자엔 'W'가 아닌 'C'자가 새겨졌고, 인천 글귀 위에도 SK가 아닌 SSG가 붙어 있었다.
이날은 SK 와이번스에서 새 출발한 SSG 랜더스가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외부 연습경기를 가진 첫날. SSG는 내달 3일로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임시로 '인천군 유니폼'을 착용하고 연습경기-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제주 서귀포 캠프에서 자체 청백전을 치르긴 했지만, 외부팀과의 실전 첫 날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만했다.
'사령탑'으로 사직구장을 다시 찾은 SSG 김원형 감독의 감회도 남다른 듯 했다. 김 감독은 "아직 정식 유니폼은 아니지만 버스, 유니폼 곳곳에 신세계, 이마트 명칭이 들어가고 제주도 캠프 마지막날 (SK 와이번스의) 송별식까지 하니 (팀명이) 바뀌었다는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캠프 기간엔 팀을 꾸리느라 (팀 변경에) 크게 신경을 못 썼는데, 캠프를 마치고 받은 새 유니폼을 입고 오늘 야구장에 와보니 연습경기지만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첫 외부 실전인 만큼 캠프 기간 갈고 닦은 기량을 실험할 만한 날.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날 주전 대신 백업, 신예들로 라인업을 짰다. 최 정, 제이미 로맥 등 주전급 선수들은 이날 따로 훈련을 한 뒤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 장면을 지켜봤다. 김 감독은 "2021년 들어 외부 팀과 갖는 첫 경기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우리가 캠프 기간 훈련한 성과가 어느 정도인 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비록 우리가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오늘 경험이 (백업 및 신예 선수들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분위기도 좋아지지만, 미흡하더라도 분명 선수들에게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SSG는 이날 롯데에게 5대10으로 졌다. 이날 50개의 공을 던질 계획이었던 선발 투수 정수민이 1⅔이닝 만에 허리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초반에 제법 팽팽했던 승부는 이후 롯데가 빅이닝을 잇달아 만들면서 분위기가 일찌감치 넘어갔다. 신인 고명준이 SSG의 비공식 첫 안타를 만들고, 최지훈이 우중간 펜스 직격 3루타로 첫 타점을 올렸지만, 빛이 바랬다. 8회초 롯데 진명호를 상대로 4득점하면서 격차를 좁힌 게 그나마 소득이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만한 승부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시선은 이날 결과가 아닌 내용과 그 안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에 맞춰진 모습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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