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
0-3으로 뒤진 5회 말 한화는 추격 찬스를 잡았다. 2사 만루 상황을 맞은 것. 대기 타석에는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헌데 그 순간 KIA 더그아웃에서 이닝 교대 사인이 떨어졌다. 이미 29개를 던진 우완투수 김현준의 투구수 제한으로 이닝 교대를 지시한 것. 양팀 선수들은 잠시 머뭇거리다 발길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연습경기에서만 연출될 수 있는 상황이긴 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만나 투구수 제한으로 3아웃이 되지 않아도 이닝을 교대할 수 있다는데 합의했다. 다만 상황이 애매하긴 했다. 2사 만루 찬스였고, 힐리가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에 대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릴 KIA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전 윌리엄스 감독과 그런 상황이 됐을 때 이닝교대를 정했다. 힐리가 타격 모멘텀이 쌓여가는 과정이긴 했지만, 미국에선 이런 상황이 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윌리엄스 감독님께서 다음 이닝 때 똑같은 상황을 설정하고 힐리가 치라는 제안도 하셨는데 그냥 진행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윌리엄스 감독도 이 상황에 대해 엷은 미소를 띄웠다. 윌리엄스 감독은 "다음 이닝을 시작할 때 만루 주자를 채워놓고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수베로 감독이 괜찮다고 하더라"며 "우연히 힐리의 타격 기회를 두 차례나 빼앗아 힐리가 나를 썩 마음에 들어한 것 같지 않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다음 이닝에서 무사 만루 상황을 제안한 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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